'모험'이었던 부산 이전, OK저축은행은 어떻게 흥행의 답을 찾았나

스포츠

OSEN,

2025년 12월 25일, 오전 09:40

2025-2026시즌 개막을 앞두고 남자부 비시즌의 가장 큰 화두는 OK저축은행이었다. / OK금융그룹

[OSEN=홍지수 기자] ‘모험’이었던 부산 이전, OK저축은행은 어떻게 흥행의 답을 찾았을까.

2025-2026시즌 개막을 앞두고 남자부 비시즌의 가장 큰 화두는 OK저축은행이었다. 안산을 떠나 부산으로 연고지를 이전하는 과감한 선택을 내렸기 때문이다.

도시 규모만 놓고 보면 부산은 안산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지만, 수도권에서 지방으로의 연고지 이전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기존에 형성된 팬층을 내려놓고 새로운 팬층을 처음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위험 부담이 따랐다.

부산이 스포츠 열기가 뜨거운 도시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그 열기가 배구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어려웠다. 결국 이전보다 더 큰 노력과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연고지 이전 이후 첫 시즌이 아직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OK저축은행의 선택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3라운드까지 치른 주말 홈 경기 두 경기는 모두 4,000명이 넘는 관중이 입장하며 매진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11월 30일 우리카드와 경기에는 4302명의 관중이 들어차며 2025-2026시즌 남자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평일 경기에서도 적지 않은 팬들이 OK저축은행의 새 홈구장인 부산 강서실내체육관을 찾고 있다.

코트 위 성과 역시 관중 증가와 맞물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OK저축은행은 홈 경기 5연승을 포함해 부산에서만 6승 2패를 기록 중이다. 선두 대한항공을 비롯해 상위권을 형성 중인 현대캐피탈, KB손해보험도 모두 잡아내는 등 홈에서는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부산에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선수들 역시 입을 모아 “팬들의 응원 열기”를 홈 경기 상승세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꼽고 있다.

OK저축은행은 부산으로 연고지 이전 후 흥행 중이다. / OK금융그룹

시즌 초반 흥행 돌풍에는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V-리그 남자부 최초로 영남권에 연고지를 둔 팀이 탄생하면서 부산·영남권 팬들의 자연스러운 관심이 집중된 점도 한 요인이지만, 연고지 이전 이후 OK저축은행이 보여준 적극적인 홍보와 지역 밀착 마케팅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구단은 시즌 개막에 앞서 부산 전역에서 사전 홍보 활동을 펼쳤다. 광안리해수욕장과 부산시민공원, BEXCO 등 주요 명소를 중심으로 배구 체험존을 운영해 시민들이 배구를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고,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지하 1층에는 팝업스토어를 열어 유니폼과 읏맨 굿즈, 응원용품을 선보였다.

부산 지역 초등학교 30개교를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배구 일일클리닉’을 통해 유소년 팬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여기에 부산지하철과 버스쉘터, 옥외 LED 등 시 보유 매체를 활용한 광고를 병행하며 시민들의 일상 속에서 OK 읏맨 배구단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도록 했다. 부산시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강서실내체육관 역시 리모델링을 거쳐 관람 환경을 개선한 점도 초기 정착에 힘을 보탰다.

OK저축은행은 부산으로 연고지 이전 후 흥행 중이다. / OK금융그룹

시즌이 시작된 이후에도 팬 유입을 이어가기 위한 시도는 계속됐다. 지난 11월에는 부산 강서구·북구·사상구 내 68개 초등학교 1학년 학생 4,137명에게 응원 티셔츠를 전달했고, 12월에는 ‘부산 시민 감사제’ 할인 이벤트를 통해 홈경기마다 특정 구·군 주민들에게 좌석 50%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지난 13일에는 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한 ‘선수단과 함께하는 배구한마당’을 열며 현장 체험형 이벤트도 강화했다.

OK저축은행의 시즌 초반 행보는 몇 가지 시사점을 던진다. 팬 기반이 거의 없던 지역으로의 연고지 이전도, 적극적인 홍보와 지역 밀착 전략이 더해질 경우 새로운 팬베이스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주말 홈경기 두 경기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는 결과는 리그 운영 측면에서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주중 경기 비중이 높은 V-리그 구조 속에서, 부산에서 확인된 관중 수요는 향후 주말 경기 편성 확대가 리그 전체 흥행에 긍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아직 시즌은 진행 중이다. 다만 뜨거운 흥행 열기와 함께 여러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OK저축은행과 부산의 동행이 시즌 종료 시점에는 어떤 평가로 이어질지, 그 결과에 자연스러운 관심이 모이고 있다.

/knightjis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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