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선호 기자] "신의 한 수가 되기를 바란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24일 호주 국가대표 유격수 제리미 데일(25)과 총액 15만 달러(약 2억1750만 원)에 계약했다고 공식발표했다. KIA는 내년부터 도입하는 아시아쿼터 몫이었다. 아시아쿼터제도는 제 4의 외국인 제도나 다름없다. 다들 마운드를 보강했으나 KIA는 유일하게 야수를 선택했다.
애당초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는 투수를 뽑으려고 요미우리 출신의 좌완 이마무라 노부타카를 테스트했다. NPB리그에서 180경기에 출전해 통산 25승24홀드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한 바 있다. 유력후보로 꼽혔으나 변수가 생겼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80억 원을 받고 두산 베어스로 이적한 것이다.
구단과 이범호 감독은 아시아쿼터 리스트업 후보 가운데 호주 국가대표 데일을 마무리캠프로 초청했다. 심재학 단장이 울산에서 열린 2025 KBO Fall League에 출전한 데일을 눈여겨 보았다. 당시 멜버른 에이시스 소속으로 12경기에 나서며 17안타 7타점 10득점 타율 0.309의 성적을 남기기도 했다.
데일은 유망주였다. 2016년 호주 ABL의 멜버른 에이시스에 입단해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2019년 샌디에고 파드리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다. 트리플A 2시즌 포함, 총 6시즌을 뛰었다. 올해는 일본 NPB의 오릭스 버팔로즈에 육성 외국인 선수 신분으로 입단, 2군에서만 41경기에 출전하며 35안타 2홈런 14타점 12득점 타율 0.297를 기록했다.
오전 내야 수비 훈련을 소화했다. 다양한 형태의 포구와 송구, 병살플레이 등을 선보였다. 이 감독과 코치진은 "오지환과 박찬호 바로 아래 정도의 수비력이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타격도 "정확성이 있다. 3할 타율은 바라지 않는다. 일본 2군에서 2할9푼7리를 쳤다. 2할7~8푼 정도만 해주어도 좋겠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우선 찬호의 공백을 메우는 수비력이 가장 중요하다. 여기에 원하는 타율만 해준다면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섞인 기대도 했다. 사실상 합격판정을 내린 것이다. 바로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여전히 투수를 뽑는게 나을 것이라는 생각도 만만치 않아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최종결론은 데일의 계약이었다. 여기에는 데일이 수비력을 물론 타격에서도 보탬이 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깔려있다. 최근 수 년동안 백업으로 활약한 김규성과 박민은 안정된 수비력에 비해 타격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이 부분에서 데일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김규성과 박민은 여전히 경쟁을 펼치며 주전에 도전할 것이다.
KIA는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고 수비력이 뛰어나 팀 내 내야 유망주들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안정감 있는 수비와 더불어 경험도 풍부해 내야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최소한 130경기 이상을 뛰면서 철벽수비력을 보여야 한다. . 80억 유격수의 빈자리를 2억1750만 원 외인이 메운다면 진짜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