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정신적 지주였던 손흥민(33, LAFC)이 떠난 뒤, 공백은 예상보다 컸다. 경기력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리더십’이었다. 새 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이해하기 힘든 행동으로 퇴장을 당하며, 토트넘의 가장 약한 고리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사건은 지난 21일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리버풀전에서 발생했다. 토트넘은 홈에서 1-2로 패하며 연패에 빠졌고, 승점 추가에 실패한 채 리그 14위까지 내려앉았다. 결과도 뼈아팠지만, 팬들과 현지 여론을 더욱 분노하게 만든 건 주장 로메로의 태도였다.
경기 흐름은 쉽지 않았다. 전반 30분 사비 시몬스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린 토트넘은 후반 들어 연달아 실점하며 흔들렸다. 그러나 후반 38분 히샬리송의 만회 골이 터지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10명이 싸우는 상황에서도 토트넘은 끝까지 동점을 노렸다.
모든 희망을 끊어낸 건 주장 자신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로메로는 이브라히마 코나테와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넘어지자 순간적인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 이미 경고가 있었음에도 심판 바로 앞에서 발을 휘두르는 보복성 행동을 저질렀고,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으며 퇴장했다. 9명이 남은 토트넘의 추격 의지는 그 순간 완전히 무너졌다.
현지 반응은 냉혹했다. 영국 매체 ‘풋볼 팬캐스트’는 로메로의 주장 자질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토트넘은 이미 로메로를 대체할 수 있는 수비 자원을 갖추고 있다. 지금 팀에 필요한 건 전술이 아니라 선수단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리더십”이라고 비판했다.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짚은 평가였다.
전문가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스카이 스포츠의 게리 네빌은 “첫 실점 빌미를 제공한 선수가 만회는커녕 팀을 사지로 몰아넣었다”며 “심판이 바로 앞에 있는데 그런 행동을 한다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직격했다. 제이미 레드냅 역시 “아이 같은 행동”이라며 주장으로서의 자격을 문제 삼았다.
자연스럽게 손흥민과의 비교가 따라붙는다. 손흥민은 특유의 침착함과 헌신으로 팀을 결속시켰고, 위기 상황에서도 감정을 앞세우지 않았다. 반면 로메로는 넘치는 투지와 별개로 통제력을 잃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통계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토트넘 입단 후 143경기에서 경고 40장, 퇴장 5회. 주장으로서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수치다.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키 반 더 벤 등 새로운 리더 후보를 언급하며 결단을 촉구하는 여론도 적지 않다. 손흥민이 떠난 자리를 아직 메우지 못한 토트넘. 로메로라는 불안 요소를 안고 갈지, 아니면 변화를 택할지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mcado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