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아직은 설레발에 불과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직접 나서서 김상식 감독의 베트남 대표팀의 말레이시아전 몰수승 확정 소문을 반박했다.
'베트남넷'은 26일(한국시간) "AFC는 말레이시아의 베트남전 결과가 0-3 몰수패 처리됐으며 2031년까지 대회 출전이 금지됐다는 루머를 단호히 부인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AFC는 말레이시아가 2027 아시안컵 예선에서 네팔을 2-0, 베트남을 4-0으로 이긴 경기가 귀화 선수 7명의 위조 서류 조사로 인해 무효화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확인했다. 동시에 말레이시아 대표팀에 대한 징계설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2031년까지 대회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다는 주장을 일축했다"라고 전했다.
최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매체들을 중심으로 말레이시아 대표팀의 징계가 확정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인도네시아 '시시아 골'은 AFC와 가까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실상 모든 결정이 내려졌고, 공식 발표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FC 측은 모두 가짜뉴스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말레이시아 축구협회(FAM)가 국제축구연맹(FIFA)의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한 상태기 때문. CAS 판결이 나온 뒤에야 AFC도 말레이시아 대표팀에 대한 징계 내용을 결정할 수 있다.
윈저 폴 AFC 사무총장은 "온라인에 유포되고 있는 보도들은 사실이 아니다. AFC가 결정을 내린다면 내가 직접 발표할 것이다. 따라서 소셜 미디어에 떠도는 모든 루머는 순전히 추측일 뿐"이라며 "우리는 CAS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AFC는 적법한 절차를 엄격히 준수하여 최종 판결이 나온 후에야 결론을 발표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베트남 '탄 니엔'은 "현재 AFC는 즉각적인 징계보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FAM이 CAS에 제소한 상황을 고려할 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이어 매체는 "게다가 2026년 3월까지 FIFA A매치 데이 일정이 없기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사안을 신중하게 검토할 수 있다. 내년 3월 3일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의 2027 아시안컵 예선 B조 마지막 경기가 열리기 전에 말레이시아 축구 협회에 징계 조치를 내리면 된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말레이시아 대표팀은 귀화 선수 스캔들에 휩싸여 있다. 이번 스캔들은 지난 9월 FIFA가 말레이시아 대표팀으로 귀화한 선수 7명의 시민권 서류가 위조됐음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FIFA에 따르면 FAM은 선수들의 조부모가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난 것처럼 출생 증명서를 위조했다.
해외 출생 선수들은 FIFA의 '조부모 규칙'에 의거해 친부모나 조부모가 태어난 국가만 대표할 수 있다. 이는 대표팀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외국 선수를 데려오는 걸 막기 위함이다. 하지만 FAM은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네덜란드, 스페인에서 태어난 선수들의 조부모 출생지를 말레이시아로 조작했다가 들통났다.
올해 초 7명의 선수 조부모가 페낭과 말라카 등 말레이시아 도시에서 태어났음을 보여주는 출생 증명서를 제출했지만, FIFA 조사 결과 조부모들의 출생 국가도 선수들의 출생 국가와 일치했다. FIFA는 해당 선수들과 FAM에 '위조 및 변조에 관한 제22조' 위반 혐의로 중징계를 내렸다. 특히 선수들은 1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선수 커리어 자체가 위기에 빠졌다.
말레이시아 측은 곧바로 반발했다. 행정직원이 수행한 서류 제출 과정에서 '기술적 결함'이 발견되었다며 고의적인 문서 조작이 아니라 단순한 행정직원의 실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관련 선수들 모두 말레이시아의 합법적 시민임을 단언할 필요가 있다"라며 불법 귀화가 절대 아니라고 잡아뗐다.

그러나 FIFA 보고서에 따르면 FAM은 선수들의 혈통과 관련해 외부 기관으로부터 연락받았으며 문서의 진위 여부를 자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제대로 된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앞서 FIFA는 "원본 출생 증명서는 제공받은 문서와 뚜렷이 달랐다. 관련 원본 문서를 방해 없이 확보할 수 있었다"라며 "FAM의 적절한 조사가 부족했다"라고 못 박았다.
결국 FIFA는 FAM의 항소도 기각했다. 이제 말레이시아는 CAS 제소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희박하다. 베트남넷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내 여론은 여전히 암울하다. FAM은 서류 위조의 책임자를 밝히기 위해 형사 수사까지 의뢰했지만, AFC의 몰수패 징계는 사실상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제의 선수들이 출전한 경기들이 모두 몰수패 처리될 가능성도 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6월 열린 아시안컵 최종 예선 경기에서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을 4-0으로 격파하며 충격을 안겼다. 선발 11명 중 9명이 귀화 선수였고, 피게이레두와 올가도는 직접 득점포까지 가동했다.
당시 말레이시아의 베트남전 대승은 큰 화제를 모았다. 베트남 내에서는 김상식 감독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경질론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가 가짜 귀화 선수들을 앞세워 베트남을 무너뜨린 사실이 밝혀지면서 오히려 베트남의 3-0 몰수승으로 뒤바뀔 수 있게 됐다. 몰수패가 결정되면 베트남이 아시안컵 본선에 올라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finekosh@osen.co.kr
[사진] 베트남축구협회, 말레시이시아축구협회, 시시아골 소셜 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