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보다 정확성"…KIA, 35홈런 위즈덤 대신 카스트로 택한 이유

스포츠

뉴스1,

2025년 12월 28일, 오전 11:19

KIA 타이거즈와 계약한 해럴드 카스트로. (KIA 제공)

빅리그 88홈런으로 기대를 모았던 패트릭 위즈덤은, 파워는 대단했지만 세밀함이 너무도 아쉬웠다. 2024시즌 통합 우승 후 올해 8위 추락의 아픔을 겪은 KIA 타이거즈는 다른 유형의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며 반등을 노린다.

KIA는 최근 외국인 선수 계약을 마무리했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과 일찌감치 재계약을 확정한 가운데, 2선발 아담 올러와 재계약, 외인 타자 해럴드 카스트로와 아시아쿼터 내야수 제리드 데일을 새롭게 영입했다.

주목할 부분은 새로운 외인 타자 카스트로와의 계약이다. 올해 동행했던 위즈덤과 상반되는 스타일의 타자이기 때문이다.

2024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한 KIA는 3년간 동행했던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결별하고 위즈덤을 영입했다. 소크라테스가 준수한 타율에 20개 내외의 홈런을 치는 '중거리형 타자'였는데, 확실한 '거포'인 위즈덤으로 타선의 무게감을 배가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위즈덤은 빅리그에서도 파워만큼은 인정받은 타자였다. 다만 맞히는 능력이 떨어져 빅리그에서 생존하지 못했는데, MLB 보다 상대적으로 투수 수준이 낮은 KBO리그에선 업그레이드를 기대했다.

아쉬움을 남긴 패트릭 위즈덤. / 뉴스1 DB © News1 이승배 기자

위즈덤과 비슷한 스타일인 맷 데이비슨(NC)이 KBO리그에서 3할을 오가는 타율을 기록했다는 점도 KIA의 결정에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위즈덤은 35홈런(리그 3위)에 장타율 0.535(리그 4위) 등으로 장타력은 기대대로였지만, 타율이 0.236에 그쳤다. 홈런 20개 이상을 때린 13명의 타자 중 가장 낮은 타율이었다.

더욱 심각한 건 찬스에서의 부진이었다. 위즈덤의 득점권 타율은 0.207에 불과했다. 50홈런을 때린 르윈 디아즈(삼성)가 0.352, 위즈덤처럼 홈런이 많고 타율이 낮았던 김영웅(삼성)의 0.268에도 훨씬 못 미친다.

찬스에서 '해결사' 노릇을 해줬다면 낮은 타율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었겠지만, 위즈덤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많은 홈런을 때렸지만 '영양가' 있는 홈런은 많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에 KIA는 새 외인 영입 작업에 착수하며 콘택트 능력을 눈여겨봤다. 고심 끝에 선택한 이가 바로 카스트로다.

카스트로는 빅리그 경력으로만 보면 위즈덤에 크게 밀린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통산 450경기에 출전해 16홈런을 때리는 데 그쳤다.

다만 통산 타율이 0.278로 빅리그에서도 준수한 편이었고, 무엇보다 빅리그 통산 득점권 타율이 0.310에 달하는 점이 돋보였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뛴 올 시즌도 99경기에서 0.307의 타율과 21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892를 마크, 정확도와 파워를 겸비한 모습을 보였다.

KIA도 "카스트로는 우수한 콘택트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클러치 상황에서 해결 능력이 뛰어나다"면서 "올해 마이너리그에서 21홈런을 때려낼 만큼 장타력도 겸비해 타선에서 큰 활약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하나의 강점은 수비에서 활용도다. 빅리그에서 확고한 주전 경험이 없는 카스트로의 '생존 전략'이라고 하면 다재다능한 수비 능력을 꼽을 수 있다.

그는 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 빅리그에선 2루수로 가장 많은 경기를 뛰었고, 유격수와 외야수로도 자주 경기에 나섰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 지명타자 최형우를 내주면서 타선에 공백이 많아진 KIA로선 카스트로의 유틸리티 능력 또한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선 KBO리그 최초의 '외인 키스톤콤비'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아시아쿼터로 영입한 데일이 유격수로 나서고, 카스트로가 2루수로 출전하면 전에 볼 수 없던 그림이 완성된다.

다만 KIA에서 카스트로의 메인 포지션은 외야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KIA는 중견수 김호령을 제외하면 외야 포지션에 확고한 주전 선수가 없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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