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해버지' 박지성(44)이 국제축구연맹(FIFA)과 손을 잡았다. 그가 FIFA 남자 축구 이해관계자 위원으로서 국제 무대 행정가 활동을 본격 시작한다.
박지성 축구클럽 공식 계정은 26일(한국시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박지성 이사장이 FIFA Men’s Football Stakeholders Committee(남자 축구 이해관계자 위원회) 위원으로 공식 위촉되어 2029년까지 활동하게 됐다.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해 세계 축구 행정 무대에서 또 한 번 의미 있는 역할을 맡게 된 만큼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같은 날 박지성의 배우자인 김민지 전 아나운서 역시 "남편 소식을 대신 알려드린다"라며 "박지성 전 선수가 FIFA Men’s Football Stakeholders Committee의 위원으로 위촉돼 2029년까지 활동하게 되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FIFA는 박지성을 'FIFA 레전드-한국'이라는 문구로 소개했다. 박지성 외에도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 페루 출신 축구인 테오필로 쿠비야스, 아르헨티나계 미국인 스포츠 해설가 안드레스 칸토르가 FIFA 남자 축구 이해관계자 위원회의 일원으로 위촉됐다.

FIFA 남자축구 이해관계자위원회는 지난 2017년 신설된 기구로 FIFA의 9개 상임 위원회 중 하나다. 전 세계 선수와 클럽, 리그, 협회, 연맹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 충돌을 막고 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소통 창구로서 활동하며 FIFA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박지성은 지난 10월 남자축구 이해관계자위원 임명 소식이 알려졌고, 최근에야 공식 위촉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10월 말 열린 제14회 JS 파운데이션 재능학생 후원금 전달식에서 "아무래도 내가 아시아축구연맹(AFC) 프로축구 TF 위원장을 하고 있다 보니까 FIFA에서도 내게 그 역할이 도움 될 거라 생각한 것 같다. FIFA 쪽에서 먼저 제의가 와서 일단 알겠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박지성은 "아직 일정이 상세하게 나오진 않았다. 내가 행정 일을 잘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있다"라며 "내가 발전해서 좋은 행정가가 되면 잘할 수 있겠지만, 그만큼 했는데도 안 된다면 못하는 행정자가 되는 거다. 선수 때와 똑같다. 결국 그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최근 세계적으로 최상위권 선수들이 소화해야 하는 경기 수가 늘어나면서 혹사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장 내년에 열리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도 사상 최초로 48개국 체제로 치러진다. 이로 인해 선수와 구단, 리그, 협회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충돌하는 가운데 이해관계자위원회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지성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전설 중 한 명이다. 그는 2002 한일 월드컵, 2006 독일 월드컵,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모두 득점을 기록하며 한국 축구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특히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 2006년 원정 월드컵 첫 승, 2010년 원정 월드컵 최초 16강 모두 박지성과 함께 만든 업적이다.
현역 시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박지성은 2014년 은퇴한 뒤 행정가로 변신했다. 그는 FIFA 마스터코스를 수료하고, 전북 현대 디렉터를 맡으며 지도자 대신 행정가로서의 행보를 걸었다. 이번 FIFA 위원 위촉도 중요한 발걸음이 될 전망이다.
박지성은 최근 '캡틴 파추호'에 출연해 '감독 박지성'에 대해 선을 긋기도 했다. 그는 "지도자든 행정가든 이 일이 내 성향에 맞는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 맡은 일을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언젠가 길이 보일 것"이라면서도 "괜찮다는 말만으로 팀을 끌고 갈 수는 없다. 필요할 땐 냉정해야 하고, 화를 내서라도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나는 그런 역할에 어울리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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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지성 축구클럽 소셜 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