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전사' 안세영, 린단·리총웨이 전설 깼다" 중국도 그저 극찬만..."보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경험, 女 단식 기준 새로 쓰고 있어"

스포츠

OSEN,

2025년 12월 29일, 오전 12:23

[OSEN=고성환 기자] 안세영(23, 삼성생명)이 과거의 전설들을 넘어 새로운 전설을 써내려가고 있다. 배드민턴 최강국 중국에서도 찬사를 쏟아냈다.

중국 '넷이즈'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안세영이 시즌 73승 4패로 배드민턴 신기록을 세웠다. 그는 린단과 리총웨이를 넘어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배드민턴계에서 린단의 2011년에 기록한 64승 5패(승률 92.7%)와 리총웨이가 2010년에 기록한 64승 5패는 오랫동안 팬들의 마음속에 깨지지 않는 전설로 남았고, 오랫동안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전설은 언젠가 깨지기 마련"이라며 올해 안세영이 세운 대기록을 조명했다.

넷이즈는 "2025년 만 23세의 한국 선수 안세영은 94.8%의 승률로 73승 4패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거두며 그 벽을 허물었다. 그는 배드민턴 최강자의 기준을 새롭게 정의했다. 우리가 여전히 '린단-리총웨이 라이벌전'에 대한 향수에 젖어 과거의 전설을 신화처럼 여기는 동안, 안세영은 이미 한 해 동안 거둔 승리로 배드민턴계에 새로운 해답을 제시했다"라고 감탄했다.

그만큼 역사에 남을 한 해를 보낸 안세영이다. 그는 올해 말레이시아 오픈을 시작으로 인도 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 전영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 일본 오픈, 중국 마스터스, 덴마크 오픈, 프랑스 오픈, 호주 오픈에서 차례로 우승하며 10관왕에 올랐다. 이는 2023년 자신이 세웠던 여자 단식 단일 시즌 최다승(9승) 기록을 넘어서는 업적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안세영은 지난 21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여자 단식 결승에서 왕즈이(중국)를 게임 스코어 2-1(21-13 18-21 21-10)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총 1시간 36분이 걸린 혈투였다. 안세영도 매치 포인트를 눈앞에 두고 왼쪽 허벅지에 경련이 왔지만, 투혼을 발휘해 승리를 따내며 시즌 11승을 달성했다. 

이로써 안세영은 2025년 마지막 대회에서도 정상에 등극하며 2019년 일본의 전설적인 남자 단식 선수 모모타 겐토가 세운 최다승 기록(11승)을 따라잡았다. 그는 지난해 월드투어 파이널에선 왕즈이에 패하며 준결승 탈락했지만, 이번엔 결승에서 당시 패배를 되갚아주며 4년 만에 왕좌를 탈환했다.

안세영의 시즌 11번째 우승으로 탄생한 대기록은 11관왕만이 아니다. 그는 월드투어 파이널 단식 우승으로 상금 24만 달러(약 3억 4400만 원)를 획득했다. 그 덕분에 역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상금 수입 100만 달러(약 14억 4500만 원)를 넘기며 배드민턴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625465달러(약 9억 원)의 상금 수입을 올린 2위 왕즈이(중국)와 격차도 어마어마하다.

괴물 같은 승률 기록도 탄생했다. 안세영이 총 77경기에서 일궈낸 94.80%라는 승률은 역대 60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 중 압도적 1위다. 이 수치는 배드민턴계의 '메시와 호날두'로 불리는 린단, 리총웨이와 같은 중국의 전설들이 남긴 기록보다도 높다.

중국에서도 안세영의 업적이 더욱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넷이즈는 "안세영의 경이로운 성적은 일시적인 영광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의 필연적 결과다. 단순한 승패의 대결이 아니라, 역사의 재창조"라며 "승률 2.1% 증가는 작아 보일지도 모르지만, 배드민턴 경쟁 환경의 극적인 변화도 반영해야 한다"라고 짚었다.

이어 매체는 "대회 개최 빈도가 훨씬 높아졌고, 정상급 선수들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77경기 중 단 4패만을 기록했다는 것은 놀라울 정도로 꾸준한 성적"이라며 "이 73승은 단순히 약한 상대를 상대로 거둔 일방적 승리가 아니라, 뛰어난 기량으로 치열하게 싸워 얻어낸 승리다. 그는 총 14개의 최고 등급 타이틀을 거머쥐며 그랜드슬램 달성을 예고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넷이즈는 "안세영의 2025년은 완벽한 지배의 연속이었다. 그는 1월 말레이시아 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싱가포르 오픈 8강전에서 천위페이에게 패하기 전까지 18연승을 기록했다"라고 강조했다.

안세영을 향한 극찬은 멈출 줄 몰랐다. 그가 여자 단식을 진화시키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넷이즈는 "더 중요한 건 안세영이 여자 단식 경기의 기술적 기준을 새롭게 쓰고 있다는 점이다. '만능 전사'라는 별명을 가진 그녀는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며 여자 단식의 한쪽 기술에만 치우친 전통적인 양상을 깨뜨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매체는 "안세영은 남자 선수들처럼 흥미진진하고 긴 랠리를 펼치고 싶다는 소망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러한 열망은 여자 단식 더욱 풍성하고 재미있는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라며 "안세영은 매 경시 승리마다 배드민턴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고전적인 '린단-리총웨이' 시대에 이어 안세영 시대를 목격하는 것 그 자체로 특별한 경험"이라고 기뻐했다.

한편 완벽한 한 해를 보낸 안세영이지만, 그는 쉴 틈도 없이 다시 코트를 누빈다. 그는 지난 22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쉼없이 달려온 한 시즌을 마무리했지만, 오는 31일 다시 한국을 떠나 비행기에 몸을 실을 예정이다.

안세영은 '톱 커미티드' 규정에 따라 내년 1월 6일 시작되는 말레이시아 오픈(슈퍼 1000)으로 2026년 일정을 시작한 뒤 인도 뉴델리로 넘어가 인도 오픈(슈퍼 750)에도 출전해야 하기 때문. 내년 9월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도 그를 기다리고 있다. 안세영은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여자 단식 '디펜딩 챔피언'이기도 하다.

/finekosh@osen.co.kr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BWF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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