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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흔들리는 듯 보이던 아스날이 가장 강한 방식으로 답했다. 의심을 지우는 4골, 그리고 다시 꺼내 든 우승 이야기다.
아스날은 31일(한국시간) 열린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홈 경기에서 아스톤 빌라를 4-1로 완파했다.
단순한 승리가 아니었다. 리그 3위이자 최근 11연승을 달리던 상승세의 팀을 상대로 한 압승이었다. 이 결과로 아스날은 2025년을 리그 선두로 마감했고, 1경기 덜 치른 2위 맨체스터 시티와의 격차를 승점 5로 벌렸다. 빌라는 그보다 한 발 더 뒤에 있다.
12월 초 빌라 원정 패배 이후 아스날의 흐름은 썩 매끄럽지 않았다. 울버햄튼, 에버튼, 브라이튼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뒀지만, 내용은 불안했다. 그러나 홈에서 다시 만난 빌라를 상대로는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전반을 0-0으로 버틴 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경기의 방향을 바꿨다.
영국 'BBC'는 "모든 것이 아스날을 위해 잘 돌아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과거 빌라 공격수였던 디온 더블린은 BBC 라디오를 통해 "빌라를 상대로 보여준 경기력은 아스날이 지금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말해준다. 감독, 선수, 스태프까지 모두가 기여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매치 오브 더 데이'에 출연한 대니 머피 역시 "강력한 메시지였다. 퀄리티, 파워, 그리고 두터운 선수층을 모두 증명했다"고 말했다.
다만 아스날에게는 늘 따라붙는 질문이 있다. 정말 이번에는 다를까. 아스날은 최근 세 차례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고, 마지막 우승은 2003-2004시즌, 이른바 '무패 우승' 이후 22년 전이다. 실제로 아스날은 과거 여섯 차례나 연말 리그 1위로 한 해를 마쳤지만, 그중 우승으로 이어진 시즌은 단 한 번뿐이었다(2001-2002시즌).
이 때문에 팬들의 조심스러운 시선도 이해할 만하다. 제이미 캐러거는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불안해하는 게 당연하다. 리그 우승과 멀어진 시간이 너무 길었다"라면서도 "진짜 긴장해야 할 때는 4~5월이지, 지금은 아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라고 말했다. 통계적으로도 연말 1위 팀이 최종 우승을 차지할 확률은 약 52%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신호는 분명하다. 빌라전은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와 윌리엄 살리바가 센터백으로 함께 선발 출전한 첫 경기였다. 두 핵심 수비수가 빠진 기간에도 아스날은 19경기에서 단 12실점으로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했지만, 이 듀오가 돌아오자 안정감은 한층 더해졌다. 가브리엘은 후반 시작 3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머피는 "아스날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살리바와 가브리엘이 다시 호흡을 맞추면서 후반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두 선수의 운동 능력, 침착함, 그리고 상대에게 주는 압박감은 확실한 무기"라고 설명했다.
물론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맨시티는 여전히 추격 중이고, 빌라 역시 이번 패배를 일시적인 흔들림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그럼에도 이번 승리는 상징성이 크다. 캐러거는 "상대의 수준, 시즌 첫 빅매치 승리라는 점, 그리고 후반에 보여준 방식까지 모든 면에서 중요한 결과였다. 아스날은 빌라를 완전히 무너뜨렸다"라고 평가했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들뜨지 않았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2025년은 놀라운 해였지만, 우리가 원하는 건 2026년에 있다. 이건 끝까지 벌어야 하는 싸움이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아스날은 다시 한 번 출발선 맨 앞에 섰다. 이번에는 정말 끝까지 갈 수 있을지, 질문은 이제 남은 2026년의 시간 속에서 답을 기다리고 있다. /reccos2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