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미끄러질까, 이번엔 끝낼까...'미친 연승' 빌라 무너뜨린 아스날, 22년 기다림에 다시 불을 붙이다

스포츠

OSEN,

2025년 12월 31일, 오전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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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흔들리는 듯 보이던 아스날이 가장 강한 방식으로 답했다. 의심을 지우는 4골, 그리고 다시 꺼내 든 우승 이야기다.

아스날은 31일(한국시간) 열린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홈 경기에서 아스톤 빌라를 4-1로 완파했다.

단순한 승리가 아니었다. 리그 3위이자 최근 11연승을 달리던 상승세의 팀을 상대로 한 압승이었다. 이 결과로 아스날은 2025년을 리그 선두로 마감했고, 1경기 덜 치른 2위 맨체스터 시티와의 격차를 승점 5로 벌렸다. 빌라는 그보다 한 발 더 뒤에 있다.

12월 초 빌라 원정 패배 이후 아스날의 흐름은 썩 매끄럽지 않았다. 울버햄튼, 에버튼, 브라이튼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뒀지만, 내용은 불안했다. 그러나 홈에서 다시 만난 빌라를 상대로는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전반을 0-0으로 버틴 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경기의 방향을 바꿨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영국 'BBC'는 "모든 것이 아스날을 위해 잘 돌아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과거 빌라 공격수였던 디온 더블린은 BBC 라디오를 통해 "빌라를 상대로 보여준 경기력은 아스날이 지금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말해준다. 감독, 선수, 스태프까지 모두가 기여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매치 오브 더 데이'에 출연한 대니 머피 역시 "강력한 메시지였다. 퀄리티, 파워, 그리고 두터운 선수층을 모두 증명했다"고 말했다.

다만 아스날에게는 늘 따라붙는 질문이 있다. 정말 이번에는 다를까. 아스날은 최근 세 차례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고, 마지막 우승은 2003-2004시즌, 이른바 '무패 우승' 이후 22년 전이다. 실제로 아스날은 과거 여섯 차례나 연말 리그 1위로 한 해를 마쳤지만, 그중 우승으로 이어진 시즌은 단 한 번뿐이었다(2001-2002시즌).

[사진] 연말을 선두로 마친 아스날의 최종 순위 / BBC이 때문에 팬들의 조심스러운 시선도 이해할 만하다. 제이미 캐러거는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불안해하는 게 당연하다. 리그 우승과 멀어진 시간이 너무 길었다"라면서도 "진짜 긴장해야 할 때는 4~5월이지, 지금은 아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라고 말했다. 통계적으로도 연말 1위 팀이 최종 우승을 차지할 확률은 약 52%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신호는 분명하다. 빌라전은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와 윌리엄 살리바가 센터백으로 함께 선발 출전한 첫 경기였다. 두 핵심 수비수가 빠진 기간에도 아스날은 19경기에서 단 12실점으로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했지만, 이 듀오가 돌아오자 안정감은 한층 더해졌다. 가브리엘은 후반 시작 3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머피는 "아스날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살리바와 가브리엘이 다시 호흡을 맞추면서 후반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두 선수의 운동 능력, 침착함, 그리고 상대에게 주는 압박감은 확실한 무기"라고 설명했다.

[사진] 프리미어리그 상위 3팀의 순위 변화 / BBC물론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맨시티는 여전히 추격 중이고, 빌라 역시 이번 패배를 일시적인 흔들림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그럼에도 이번 승리는 상징성이 크다. 캐러거는 "상대의 수준, 시즌 첫 빅매치 승리라는 점, 그리고 후반에 보여준 방식까지 모든 면에서 중요한 결과였다. 아스날은 빌라를 완전히 무너뜨렸다"라고 평가했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들뜨지 않았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2025년은 놀라운 해였지만, 우리가 원하는 건 2026년에 있다. 이건 끝까지 벌어야 하는 싸움이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아스날은 다시 한 번 출발선 맨 앞에 섰다. 이번에는 정말 끝까지 갈 수 있을지, 질문은 이제 남은 2026년의 시간 속에서 답을 기다리고 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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