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은 기계인가?" 중국 우려 속 대진운까지 최악, '매 경기가 결승전' 지뢰밭

스포츠

OSEN,

2026년 1월 01일, 오전 05:00

[OSEN=강필주 기자] 안세영(23, 삼성생명)이 11번째 우승의 여운을 채 느끼기도 전에 다시 한국을 떠난다. 쉴 새 없이 코트를 누비는 세계 1위의 강행군에 중국 매체들마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중국 포털 '소후'는 지난 29일(한국시간) "안세영, 그녀는 기계인가? 우승 잔치는 아직 끝나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벌써 2026년 해외 여정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안세영은 지난해 막을 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여자 단식 결승에서 왕즈이(25, 중국)를 2-1로 꺾고 시즌 11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 우승으로 안세영은 한 시즌 최다 우승 타이기록은 물론, 배드민턴 역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상금 100만 달러 돌파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특히 안세영은 시즌 승률 94.8%(73승 4패)라는 경이로운 수치로 '전설' 린단(중국)과 리총웨이(말레이시아)가 함께 보유했던 92.7%의 기록마저 갈아치웠다. 

하지만 눈부신 마무리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기록 뒤에는 체력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숨어 있다"며 중국 매체들조차 "안세영을 쉬게 하라"고 말할 정도로 강행군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안세영은 2025시즌을 마무리한 직후인 지난 22일 귀국했다. 하지만 충분한 휴식 없이 31일 다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 말레이시아 오픈(슈퍼 1000)에 나선다. 

이는 세계랭킹 1위로서 '톱 커미티드' 규정에 따른 것이다. BWF는 안세영과 같은 상위 랭커들에게 주요 대회 출전을 강제하고 있다. 부상이 아닌 이상 대회 참가를 거부하기 어렵다. 

소후는 "다른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새해를 맞이하지만, 안세영에게 새해는 또 다른 전투의 시작일 뿐"이라며 "말레이시아 오픈과 인도 오픈은 모두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메이저 대회"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결승까지 간다면 2주 만에 10경기 가까이를 치러야 하는 살인적인 일정"이라고 우려했다. 또 "안세영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상대를 질식시키는 수비형 플레이 스타일을 갖고 있어 체력 소모와 부상 위험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새해 첫 대회 대진운도 최악에 가깝다. BWF가 공개한 말레이시아 오픈 대진표에 따르면 안세영은 32강 첫 경기부터 세계 12위 미셸 리(캐나다)를 만난다. 상대 전적은 8전 전승으로 우위지만 체력 소모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세영은 16강에서 베테랑 오쿠하라 노조미(30위, 일본)와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이후부터는 사실상 '중국판 지뢰밭'이다. 8강에서 한웨(5위), 준결승에서 천위페이(4위), 결승에서는 왕즈이(2위)가 기다릴 가능성이 크다. 

안세영은 캐나다와 일본을 넘은 뒤 중국 대표팀 주전 라인업을 연속으로 상대해야 하는 구조다. 얼마나 체력을 아낄 수 있느냐가 우승의 관건이 될 수 있다. 

안세영은 2026년 목표에 대해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이 기록들을 계속 깨고 싶다"면서 "계속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면 이보다 더 좋은 결과도 나올 수 있다. 내가 완벽한 경기를 할 때가 내 전성기다. 아직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소후는 "현재 안세영은 4월 아시아선수권 우승으로 그랜드슬램 달성, 9월 아시안게임 타이틀 방어, 세계선수권 챔피언 탈환이라는 여러 중요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도 "운동선수의 야망은 당연한 것이다. 안세영의 '무패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는 프로선수로서 훌륭한 자세"라면서도 "하지만 어떤 기계라도 과부하가 걸리면 고장이 나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또 "안세영은 이미 무릎 등 여러 부상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만약 우승과 참가에만 초점을 맞춘 지금의 일정이 계속된다면 안세영의 전성기가 예상보다 빨리 끝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고 관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새해 첫 대회부터 결승까지 '매 경기가 결승전'인 대진표는 세계 1위에게도 결코 가볍지 않은 시험대다. 과연 안세영은 올해 첫 대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letmeout@osen.co.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