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북중미 월드컵…"두 번 실패는 없다" 홍명보호, ‘8강’ 도전

스포츠

뉴스1,

2026년 1월 02일, 오전 06:00

사상 최초로 48개국이 참가하는 월드컵이 오는 6월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에서 펼쳐진다. /뉴스1 © 뉴스1

지구촌 최대·최고 축구 축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2026년 6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북중미 3개국에서 펼쳐진다. 출범 후 여러 변화를 꾀하며 발전한 월드컵이지만 26번째 북중미 월드컵은 '격변'이라 표현해도 좋을 만큼 많은 것이 달라진다.

지금까지 월드컵은 2002년 한일 대회를 제외하고 모두 단일 국가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2026년에는 역대 최초로 3개국에서 공동 개최한다.

프로 스포츠의 천국이라 불리는 미국은 지난 1994년 이후 32년 만에 다시 본선을 개최한다. 앞서 1970년과 1986년 월드컵을 단독 개최했던 멕시코는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3회 개최 국가가 됐다. 2015년 여자 월드컵을 개최한 캐나다는 남자 월드컵도 치르게 됐다. 남자 월드컵과 여자 월드컵을 모두 개최한 나라는 스웨덴, 미국, 독일, 프랑스에 이어 캐나다가 5번째다.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되는 것 역시 역사에 남을 변화다.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부터 참가국이 24개국에서 32개국으로 늘었는데, 28년 만에 16개국이 추가됐다.

지난해 대륙별 예선이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42팀이 본선 출전권을 획득했다. 문이 넓어진 덕에 인구 16만 명의 퀴라소와 아프리카의 섬나라 카보베르데, 아시아의 요르단과 우즈베키스탄 등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더불어 최고 전력을 자랑하는 월드컵 우승 후보도 이변 없이 본선에 나선다.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는 남미 예선 1위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2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의 ‘라스트 댄스’가 될 수 있는 무대에서 아르헨티나는 1958년과 1962년 연속 트로피를 들어 올린 브라질 이후 64년 만에 타이틀 방어를 노린다.

메시의 라이벌로 꼽히는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는 6회 연속 월드컵 출전을 예약했다. 클럽에서 또 개인적으로, 축구 선수가 누릴 수 있는 모든 영예를 맛본 호날두지만 월드컵과는 좋은 기억이 없다.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호날두는 메시처럼 우승 한풀이를 바라고 있다.

‘메날두(메시+호날두)’라 불리는 두 거성의 마지막 무대가 될 수 있는 북중미 월드컵은 또 다른 선수들이 최고의 별로 올라설 기회가 될 전망이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모두 물오른 득점력을 보여주며 ‘포스트 메시’ 1번 주자로 꼽히는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는 프랑스의 주장 완장을 차고 월드컵 무대에 나선다. 음바페는 이미 두 차례 월드컵에서 총 12골을 넣어 통산 최다 득점을 보유한 미로슬라프 클로제(독일 16골)를 4골 차로 추격 중이다.

음바페 외에도 스페인의 신성 라민 야말, ‘삼바 축구’ 브라질의 영광 재현에 도전하는 비니시우스(레알 마드리드), 무결점 공격수 잉글랜드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등이 월드컵 정상에 도전한다.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는 예선에서 무서운 득점력을 자랑, 노르웨이를 2년 만에 본선으로 이끌었다.

역대 한국 축구의 월드컵 성적. /뉴스1


대한민국, 아시아 유일 무패로 11회 연속 본선 진출
이제는 월드컵 단골손님이 된 한국도 아시아 예선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본선행 티켓을 획득했다. 한국은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10경기에서 6승 4무를 기록,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무패로 예선을 통과했다.

11회 연속 본선 진출이자 통산 12번째 월드컵 도전이다. 한국은 지난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을 통해 처음으로 본선 무대를 밟았다. 이후 30년 넘게 월드컵에 나서지 못했는데, 1986
년 멕시코 월드컵을 시작으로 11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는 아시아 최초이자 전 세계에서도 6번째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본선 11회 연속 출전 기록을 갖고 있는 국가는 브라질(23회), 독일(19회), 아르헨티나(14회), 스페인(13회), 그리고 아직 본선 진출을 확정 짓지 못한 이탈리아(14회) 등 5개 국가뿐이다. 우승 경험이 없는 팀 중에서는 한국이 유일하다.

출전 경험이 늘어나면서 월드컵에서 한국의 위상도 변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지난 1998 프랑스 월드컵까지 늘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지난 2002년 안방에서 펼쳐진 본선에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전통의 강호들을 차례로 제압하면서 준결승에 오르는 기적을 썼다.

이후 2010 남아공 대회와 2022 카타르 대회에서 16강에 오르는 등 경쟁력을 갖춘 팀이 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주장으로 팀을 이끌며 기적을 만들었던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국은 북중미 월드컵에서 원정 대회 최초 8강 진출을 목표 삼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하는 축구대표팀 수장 홍명보 감독. /뉴스1 © 뉴스1

2014년 실패 반면교사 삼은 홍명보 감독, 8강행 조준
12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 큰 실패를 겪었던 홍명보 감독은 다시 한번 대표팀을 이끌고 세계 무대에 나선다. 홍명보 감독은 국내 지도자 중 최초로 월드컵에서 두 차례 지휘봉을 잡는 감독이 됐다.

홍명보 감독의 첫 번째 월드컵은 기억이 좋지 않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약 1년 앞두고 급하게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초보 지도자’ 홍명보 감독은 선수 발탁부터 본선까지 거듭 실수를 범하며 1무 2패라는 초라한 성적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본선에서 단 1승도 못 챙긴 대회는 브라질 월드컵이 유일하다.

홍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 실패 후 중국의 항저우와 K리그의 울산 HD를 지도했고, 대한축구협회에서 전무이사를 지내며 행정가의 길을 걷기도 했다. 그리고 2024년 7월 약 10년 만에 대표팀으로 돌아왔다.

홍 감독은 복귀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원정 월드컵에서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이 16강이었는데, 이보다 더 나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8강 이상의 성적을 약속했다. 동시에 "10년 전 나는, 지도자로서 시작하는 입장이라 경험이 부족했다. 그러나 이후 많은 경험을 했다"며 달라진 모습을 다짐했다.

홍 감독은 우선 선수 선발에 신경 썼다. "10년 전에는 정보가 많지 않아 내가 알고 있는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꾸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철학에 맞춰 선수들을 선발하겠다"고 공언한 홍명보 감독은 1년 6개월 동안 국내와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을 고루 불러 70여 명을 시험했다.

익숙한 베테랑 대신 젊은 선수들을 호출하면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양민혁(포츠머스),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 이태석(오스트리아 빈), 이한범(미트윌란) 등이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A대표팀 데뷔 기회를 잡았다.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 중앙 수비수 3명을 배치하는 수비적인 전술에도 과감한 변화를 주었다. 예선을 통과한 뒤 "선수 파악이 다 끝났다. 상황을 체크하면서 월드컵에 필요한 것들을 잘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한 홍 감독은 다양한 전술을 실험, 본선에서 유연한 경기 운영을 준비 중이다.

개인 통산 네번째 월드컵 출전을 앞둔 손흥민 /뉴스1 © 뉴스1

어쩌면 ‘라스트 댄스’ 손흥민, 새로운 역사 준비
홍 감독이 공언한 8강 이상의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LA FC)의 효과적인 활용이 중요하다.

손흥민은 지난 2010년 태극마크를 달고 16년 동안 꾸준히 대표팀 부름을 받으며 공격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어느새 A매치 140경기를 소화, 역대 대표팀 내 최다 출전 기록을 경신했다. 또한 A매치에서 통산 54골을 넣어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58골)이 보유한 최다 득점에도 4골 차로 다가간 ‘진행형 전설’이다.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즐비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득점왕에 오르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공격수 손흥민은 대표팀에서도 늘 공격의 핵심 역할을 맡았다. 왼쪽 측면 또는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빠른 드리블 돌파와 순간적인 침투, 그리고 양발을 가리지 않는 정확한 슈팅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었다.

월드컵에서도 꾸준히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막내로 참가한 2014 브라질 대회에서 월드컵 첫 골을 넣은 손흥민은 이후 2018 러시아 월드컵,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모두 출전하며 3골 1도움을 작성했다.

러시아 대회 때는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무너뜨리는 득점을 기록, 본선 첫 승의 기쁨도 맛봤다. 카타르 대회 때는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황희찬의 결승골을 도와 한국의 16강 진출을 견인했다. 당시 손흥민은 월드컵을 앞두고 안와골절을 당해 보호 마스크를 착용했는데, 불편함을 극복하고 한국이 12년 만에 본선 16강에 오르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손흥민도 세월을 막을 수는 없다. 1992년생으로 어느덧 30대 중반으로 향하고 있는 손흥민은 전성기 때처럼 폭발적인 속도나 침투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상대 수비수와 경합에서도 어려움을 보이는 등 예전과 비교해 아쉬움이 있다.

이에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 활용에 많은 고민을 안고 있다. 홍 감독은 “손흥민이 어떻게 결정적인 역할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손흥민의 출전 시간과 포지션에 대한 고민을 전하기도 했다.

예전과 달라진 자신에 대해 손흥민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본선 개최지인 미국의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로 이적해 일찌감치 현지 적응에 돌입했다. 그는 유럽의 빡빡한 일정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미국에서 컨디션과 체력 관리를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손흥민도 "애초부터 월드컵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다”면서 “겨울에 잘 쉬어서 월드컵 때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고 싶다"며 다가올 겨울 프리시즌에 몸과 마음을 재충전, 본선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손흥민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월드컵 무대에는 이강인(PSG),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재성(마인츠) 등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동료들이 힘을 보탤 예정이다. 손흥민은 “많은 선수가 유럽에서 활약하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믿음직한 동료들과 함께 나서는 북중미 월드컵에서 새로운 기록에 도전한다. 손흥민이 이번 대회에서도 득점을 추가하면 통산 월드컵 4호 골을 작성, 안정환과 박지성(이상 3골)을 넘어 한국 선수 월드컵 통산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 위 내용은 뉴욕타임스(NYT)가 발간하는 새해 전망서 '터닝 포인트 어젠다 2026(이하 '터닝 포인트')'에 수록된 '(기사 제목)'의 기사다. 다채로운 콘텐츠로 격변하는 시대의 흐름을 읽는 혜안을 제공하는 '터닝 포인트'는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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