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환 "세계로 나가는 문 열려…다시 출발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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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1월 09일, 오전 12:00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이다. 제네시스 우승이 세계로 나가는 문을 열어줬다.”

2026년 새해, 유럽 프로골프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이정환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지난해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커리어의 전환점을 만든 그는 기쁨보다는 “다시 출발선에 섰다”며 단단히 각오를 다졌다.

이정환이 지난 6일 경기 용인시 제네시스 수지 전시장에서 차량을 인도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네시스 챔피언십)
이정환은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열린 DP월드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400만 달러)에서 정상에 오르며 인생 첫 유럽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KPGA 소속 선수로는 국내에서 열린 DP월드투어 첫 우승이었고, 한국 선수로는 세 번째 기록이었다. 그는 “우승을 간절히 원했지만 우승할 거라 생각하지는 못했다”며 “기쁘기도 했지만, 책임감이 먼저 떠올랐다”고 돌아봤다.

지난 6일 경기도 용인시 제네시스 수지 전시장에서 만난 이정환은 “시즌을 마친 뒤 반월상 연골 절제술을 받았지만, 재활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면서 “몸 상태가 괜찮다. 시즌 일정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승하고 맞는 새해, 각오부터 달랐다”

올해는 이정환에게 특별했다. 그는 “매년 새해에 우승을 다짐해왔지만, 이번에는 우승하고 나서 맞은 새해라 느낌이 달랐다”며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더 단단한 각오를 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새해 첫날은 가족과 함께 조용히 보냈다. 아내와 쌍둥이 자녀와 함께 집 근처 구청에서 열린 떡국 나눔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항상 해오던 루틴대로 새해를 시작했지만, 마음가짐은 분명히 달라졌다”며 “새 시즌을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승은 시야도 바꿔 놓았다. 그는 “20대 중반에는 해외 무대의 벽이 너무 크게 느껴졌다. 지금은 그 벽이 많이 사라진 기분”이라며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갖고 경쟁해 보니 내가 잘하기만 하면 충분히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주니어 시절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낸 이정환은 “태극기를 달고 뛰지는 않지만, 지금이 오히려 한국을 대표한다는 마음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이정환의 목표는 분명하다. 그는 “KPGA 대상을 받고 싶었던 이유도 결국 유럽을 거쳐 PGA 투어로 가기 위해서”라며 “지금은 그 목표에 한 발짝 내딘 단계다. DP월드투어 ‘톱10’에 들어 PGA 투어로 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머무르는 것보다 계속 도전하는 게 재미있다. 안주하지 않는 삶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이정환이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 부상으로 받은 차량 내부엔 경기에서 기록한 성적 등을 새겨 넣어 의미를 더하고 있다. (사진=제네시스 챔피언십)
◇‘아이언맨’의 자신감, 그리고 남은 과제

KPGA 투어 시절부터 아이언샷으로 정평이 난 그는 ‘아이언맨’이라는 별명에 대해 “아이언은 확실한 무기”라면서도 “샷 자체는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러프나 젖은 벙커 등 환경 변화에 따른 리커버리와 쇼트게임 디테일은 더 보완해야 한다”고 냉정하게 짚었다.

제네시스 챔피언십 최종일은 그의 골프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하루로 남았다. “보기로 시작했지만, 버디 8개를 잡았다. 내 골프 인생에서 불태웠던 날”이라며 “7년 동안 쌓였던 응어리를 풀어낸 경기였다”고 회상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다시 서게 될 제네시스 챔피언십도 목표 중 하나다. 부상으로 받은 GV80에 대해서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을 위한 차”라며 웃었다. “차가 한 대 더 생긴다면 캐디로 함께 호흡을 맞추는 동생에게 주고 싶다”고 말했다.

팬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정환은 “시합 때마다 응원해 주시고 안타까워해 주신 팬들이 큰 힘이 됐다. 팬들이 없었다면 우승도 없었을 것”이라며 “아시아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는 모습을 보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정환은 곧 두바이로 출국해 4주간 DP월드투어 일정을 소화한다. 롤렉스 시리즈 무대에서 토미 플리트우드, 로리 매킬로이 등 정상급 선수들과의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그는 “재미있게 경쟁해보고 싶다”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정환. (사진=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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