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손흥민(33, 로스앤젤레스 FC)의 이름이 다시 소환되고 있다. 골도, 도움도 아닌 ‘리더십 부재’가 이유다. 그가 떠난 뒤 토트넘 홋스퍼는 성적과 분위기, 두 축 모두에서 흔들리고 있다.
토트넘은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에서 아스톤 빌라에 1-2로 패했다. 대회 첫 경기에서 탈락하며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공식전 성적은 최근 7경기 1승 2무 4패.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프리미어리그 14위(21경기 7승 6무 8패·승점 27). FA컵 3라운드 탈락, 카라바오컵 16강 탈락. 숫자만 보면 이미 경고등이 켜졌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결과 너머에 있다. 팀을 하나로 묶어야 할 중심이 사라진 뒤, 토트넘은 방향을 잃었다.
본머스 원정 패배는 그 단면을 그대로 보여줬다. 경기 후 부주장 미키 판더펜이 팬과 충돌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고, 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SNS를 통해 사과와 함께 운영진을 겨냥한 비판을 남겼다.
로메로는 “내가 가장 먼저 책임져야 한다”는 문장 뒤에 이어진 보드진을 향한 날 선 표현은, 현재 토트넘 내부의 불안정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책임의 화살이 선수단을 넘어 구단 전체로 흩어지는 순간, 팀은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과거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찼던 시절, 혹은 레들리 킹과 위고 요리스가 중심을 잡던 때에는 보기 힘들었던 장면이다.
당시 토트넘은 패해도 내부에서 정리가 됐다. 불만은 외부로 새지 않았고, 메시지는 단순했다. 경기력의 부족은 경기력으로 만회하겠다는 태도였다.
지금의 토트넘은 다르다. 말이 많아졌고, 방향은 엇갈린다. 누군가는 책임을 말하고, 누군가는 침묵한다. 리더십의 공백은 이렇게 연쇄 반응을 낳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토마스 프랑크 감독의 거취까지 불투명해지며 혼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선수단을 수습하고 구심점을 세워야 할 시점에, 지도자의 미래가 흔들리면서 불안은 배가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에서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리그와 컵대회에서 누적된 상처를 덮기에는 역부족이다. 경기력보다 먼저 무너진 것은 ‘정리된 팀의 모습’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손흥민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해 여름 LAFC로 떠날 당시, 토트넘은 ‘다음 단계’를 이야기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과연 토트넘은 손흥민 이후를 준비했는가.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골과 도움 이상의 존재였다. 라커룸을 하나로 묶는 완충재였고, 팬과 선수단 사이를 잇는 가교였다.
공개적인 충돌 없이도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팀을 이끌었다.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태도로 보여주는 리더십이었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의 토트넘 전담 기자 댄 킬패트릭의 평가는 짧지만 정확하다. 그는 “토트넘이 손흥민을 그리워하는 건 분명하다”고 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금의 토트넘을 보면, 그 한 줄은 과장이 아니다. 한 명의 부재가 팀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사실. 토트넘은 뒤늦게, 그리고 너무 분명하게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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