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 골프 프로모션을 통과한 캐나다 교포 이태훈과 비욘 헬그렌(스웨덴), 재미교포 앤서니 김은 모두 35세를 넘긴 베테랑으로, 결과만 놓고 보면 ‘경험의 승리’였다.
이태훈이 LIV 골프 프로모션에서 1위를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Mike Stobe/LIV Golf)
LIV 골프 프로모션 특유의 경기 운영 방식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대회는 1·2라운드를 동점자 포함 상위 20위까지만 생존시키는 ‘녹아웃’ 방식으로 시작해, 3라운드부터는 이틀 동안 36홀을 치르는 ‘슛아웃’ 방식으로 진행했다. 매 라운드가 사실상 생존 경쟁이었고, 단 한 번의 실수도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였다.
LIV 골프 프로모션을 통과한 앤서니 김(맨 왼쪽)과 이태훈, 비욘 헬그렌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Mike Stobe/LIV Golf)
◇녹아웃 방식이 드러낸 ‘경험의 차이’
1·2라운드 녹아웃 방식의 핵심은 ‘잘 치는 것’보다 탈락하지 않는 것이다. 동점자 포함 상위 20위까지만 다음 라운드에 오르는 구조인 만큼, 무리한 공격보다는 파 세이브를 기본으로 한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위기관리 능력이 중요하다.
경기 방식에서 베테랑들의 강점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태훈은 이번 대회 나흘 동안 경기를 치르며 보기를 단 2개만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인 플레이를 이어갔다. 공격적인 스코어 메이킹보다는 실수를 최소화하는 전략이 녹아웃 경쟁에서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보여줬다.
헬그렌은 유럽과 아시아 투어를 오가며 다양한 코스와 환경을 경험한 선수로, 위험 구간에서는 과감히 한 수 접고 다음 홀을 노리는 운영 능력을 발휘했다. 앤서니 김 역시 PGA 투어에서 수 차례 컷 경쟁을 치르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압박이 커질수록 경기 흐름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아시안투어에서 활동해온 젊은 선수들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정규 시즌처럼 장기간 경쟁하는 구조에서는 꾸준한 성적을 거둬왔지만, 이번처럼 매 라운드가 생존을 좌우하는 녹아웃 방식에서는 고전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올해 한국오픈을 제패한 사돔 깨우깐차나(태국)는 2라운드까지 공동 2위였으나 3,4라운드 순위 경쟁에서 밀려나 공동 16위에 그쳤다. 인터내셔널 시리즈 시즌 랭킹 3위 미겔 티부에나(필리핀)도 단기전의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공동 16위로 마쳐 LIV 골프 출전권 확보에 실패했다.
‘한 번에 순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 탓인지 공격적인 선택이 요구되는 순간이 잦아질수록 리스크는 커지고, 작은 실수가 곧 탈락으로 이어졌다. 그보다 베테랑들의 계산된 선택이 생존 확률을 끌어올렸다.
프로모션을 마친 뒤 이태훈은 “첫 두 라운드는 상위 20위 안에 들어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어 상당히 긴장됐다”며 “기존 투어 대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컷 통과가 아닌 ‘생존’이 목표가 된 경기 구조가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태훈은 이번 대회를 통틀어 보기를 단 두 개만 기록하며 압도적인 안정감을 보여줬다. 그는 “스코어는 더 잘 쳤던 적도 있지만, 이번 경기는 큰 실수가 거의 없었다”며 “경기 내내 ‘실수하지 말자’는 생각을 반복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이번 대회는 경험과 안정성이 단기 승부에서 얼마나 큰 자산인지를 보여줬다. 다만, 젊은 선수를 선발하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 아쉬움으로 남았다.
앤서니 김이 LIV 골프 프로모션을 통과한 뒤 딸을 안고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Mike Stobe/LIV Gol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