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고 완패에도 8강' 이민성 감독, "하늘이 준 기회다" 굳은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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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6년 1월 17일, 오전 10:47

[OSEN=우충원 기자] “하늘이 준 기회다".

이민성(53) 감독이 고개를 들었다. 조별리그에서 흔들리고 최종전에서는 완패를 당하고도 8강에 올라선 한국 U-23 대표팀. 결과만 놓고 보면 토너먼트 진출이지만, 과정은 충격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이민성 감독은 지금이 반전을 만들 마지막 순간이라며, 호주를 상대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민성 감독은 16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 호주전 사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조별예선에서 안 좋은 성적으로도 8강에 올라온 건 하늘이 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강한 상대 호주와 경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저희 팀이 하나로 뭉쳐서 호주와 좋은 경기를 펼쳐 꼭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내내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C조 1차전 이란과 0-0으로 비기며 답답한 흐름 속에 승점을 챙겼지만,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레바논과의 2차전은 더 극적이었다. 두 차례나 리드를 허용한 뒤 4-2 역전승을 거두며 가까스로 첫 승을 챙겼다. 그리고 최종전은 악몽이었다.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0-2 완패. 내용까지 무기력했다. 더욱 뼈아픈 건 상대가 한국보다 두 살 어린 U-21 대표팀으로 나섰음에도 한국이 완전히 밀렸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한국은 기적처럼 살아남았다. 같은 시간 이란이 레바논에 0-1로 패하면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승점 7)에 이은 조 2위(승점 4)로 8강에 올랐다. 사실상 경우의 수가 만들어준 생존이었다. 그리고 다음 상대는 D조 1위 호주다. 한국은 18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8강을 치른다.

이민성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분명히 인정하면서도, 핵심은 선수들의 부담감이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피지컬적으로는 예선부터 잘 준비해 왔다고 생각한다. 기술적인 부분은 예선 3경기에서 상당히 패스미스에 대한 부분들이 많았다. 그건 선수들의 실력이 아닌, 경기에 대한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던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즉,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멘털과 압박을 버티지 못하면서 기본적인 플레이가 무너졌다는 이야기다.

이어 그는 반등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예선 3경기를 통해서 부담감을 떨쳐버리는 모습이 나왔다. 선수들이 패스나 배후침투 등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호주전에서는 그런 걸 보완해서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토너먼트 무대에서 가장 중요한 건 첫 단추다. 호주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곧 대회의 운명을 좌우한다.

호주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이민성 감독은 “호주는 포지셔닝이 상당히 좋은 팀이라고 생각하고, 피지컬적으로 우수한 선수들이 있다. 그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저희는 기동력을 앞세워서 조금 더 공격적으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면 승부를 하기엔 피지컬이 부담스럽지만, 움직임과 기동력으로 균열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이민성 감독은 선수들과의 소통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그는 “선수들과 많은 소통을 통해서 선수들이 대회 참가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던 부분을 호주를 상대로 회복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호주전을 단순한 8강이 아니라, 흔들린 자신감을 되찾는 경기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역대 전적은 한국이 앞선다. U-23 대표팀 기준으로 한국은 호주를 상대로 9승 4무 3패로 우위를 기록했다. 다만 최근 흐름은 불안하다. 이민성호 출범 직후였던 지난해 6월 국내 친선 2연전에서는 1무 1패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호주는 한국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았고, 한국은 고전했다. 이번 8강전은 그때의 흐름을 되풀이할 것인지, 아니면 완전히 뒤집을 것인지가 걸린 경기다.

만약 한국이 호주를 꺾고 4강에 오른다면 의미는 크다. 지난 2020년 대회 이후 6년 만의 4강 진출이며, 2022년과 2024년 대회에서 연속 8강 탈락했던 흐름을 끊는 반전이 된다. 그리고 그 다음은 더 뜨겁다. 4강에서 일본과 결승 진출권을 두고 한일전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16일 열린 8강전에서 요르단을 승부차기 끝에 꺾고 4강에 선착했다. 일본 역시 우즈베키스탄처럼 U-21 대표팀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한국은 흔들렸다. 결과적으로는 살아남았다. 이민성 감독의 말처럼 “하늘이 준 기회”가 맞다면, 이제는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 호주전은 변명도, 여유도 없다. 90분 안에 답을 내야 한다. / 10bird@osen.co.kr

[사진] KF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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