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이별은 이미 결정돼 있었다. 다만,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 크리스탈 팰리스 역사에 가장 선명한 족적을 남긴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난다.
영국 'BBC'는 17일(한국시간) “글라스너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크리스탈 팰리스를 떠날 것임을 직접 확인했다”고 전했다. 계약 만료와 함께 결별이 확정됐다는 설명이다. 팰리스 구단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감독과의 작별이다.
글라스너는 LASK, 볼프스부르크를 거쳐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시절이 전환점이었다. 그는 2021-2022시즌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며 유럽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전술적 유연성과 강한 압박, 조직적인 3백 운용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2024년 2월, 크리스탈 팰리스에 중도 부임한 이후 그 색깔은 빠르게 스며들었다. 3백 시스템은 팀의 체질에 맞게 정착됐고, 결과는 즉각 나왔다. 2024-2025시즌 FA컵 우승. 창단 이후 첫 메이저 트로피였다. 여기에 FA 커뮤니티 실드까지 추가하며, 글라스너는 단숨에 ‘팰리스 최고의 감독’으로 불리게 됐다.
그러나 성공의 절정에서 그는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BBC에 따르면 글라스너는 “10월 A매치 휴식기 동안 스티브 패리시 회장과 만났고, 그 자리에서 새 계약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말했다”며 “이 결정은 이미 오래전 내려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약 3개월 동안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구단에 가장 좋다고 판단했다. 일정이 매우 빡빡했고, 불필요한 잡음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며 “패리시 회장과 나 모두 크리스탈 팰리스에 가장 이로운 선택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결별이 아니라, 충분히 숙고된 선택이었다.
이 소식과 함께 그의 다음 행선지를 둘러싼 추측도 본격화됐다. 가장 먼저 거론된 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맨유는 지난 6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루벤 아모림 감독을 경질한 뒤, 대런 플레처 체제로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 임시 감독으로는 올레 군나르 솔샤르와 마이클 캐릭이 후보에 올랐고, 최종적으로 캐릭이 잔여 시즌을 맡게 됐다.
그러나 정식 사령탑 문제는 여전히 공백이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토마스 투헬, 사비 알론소 등 여러 이름이 오르내리는 가운데, 글라스너 역시 유력 후보로 분류된다. 영국 매체 ‘커트오프사이드’는 “올드 트래포드 수뇌부가 글라스너를 특히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전술적 궁합도 주목할 만하다. 글라스너와 아모림은 모두 3-4-3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팀을 설계한다. 디테일은 다르지만, 동일한 뼈대를 경험한 선수단이라는 점은 새 감독이 색깔을 입히는 데 있어 분명한 장점이다. 초기 적응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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