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상학 객원기자] 벌써 10년이 흘렀다.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등극하며 염소의 저주를 푼 시카고 컵스가 우승 10주년 기념 행사를 가졌다. 10년 전 우승 멤버들이 한 자리에 모였고, 그 중에는 우승 순간을 장식한 투수 마이크 몽고메리(36)도 있었다. 2021년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에서 던진 그 투수다.
컵스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2016년 월드시리즈 우승 10주년 행사를 리글리필드에서 열었다. 당시 우승 멤버 중 현역으로 컵스에 남아있는 선수는 한 명도 없다. 다른 팀으로 떠나거나 은퇴하면서 뿔뿔이 흩어졌다. 2022년을 끝으로 우승 멤버가 완전히 해체됐지만 역사적인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모처럼 리글리필드를 찾았다.
그 전날 컵스 명예의 전당 신규 헌액자로 선정된 ‘에이스’ 존 레스터를 비롯해 앤서니 리조, 벤 조브리스트, 제이슨 헤이워드, 카일 헨드릭스, 데이비드 로스, 덱스터 파울러, 페드로 스트롭, 미겔 몬테로, 저스틴 그림, 몽고메리 등 은퇴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 필리스), 하비에르 바에즈(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등 다른 팀에 소속된 현역 선수들은 전날 비공개 축하 행사에 참석했다. 우승 당시 테오 엡스타인 야구운영사장과 조 매든 감독도 함께했다.

월드시리즈 MVP였던 ‘슈퍼 유틸리티’ 조브리스트는 ‘MLB.com’과 인터뷰에서 “그때 사람들이 모이니 순식간에 예전과 같은 에너지가 느껴지는 게 신기하다. 서로 떠들고 주고받는 모습이 예전 그대로다. 우승 순간의 기쁨이 되살아났다”며 웃었다.
팬들과 만남의 순간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고 앞장 선 리조는 “서로 떨어져 지낸 지 10년이 흘렀다. 모두를 다시 사랑하기에 완벽한 시간이다. 솔직히 말해 지금 막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이긴 기분이다”며 벅찬 감정을 표현했다.
2016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월드시리즈는 역대급 명승부였다. 특히 마지막 7차전은 연장 10회까지 간 대혈투. 8-7로 쫓긴 10회말 2사 1루 위기에서 매든 감독은 좌완 투수 몽고메리를 올렸다. 에이스 레스터를 롱릴리프로 썼고,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까지 소모한 상황에서 칼 에드워즈 주니어가 1점을 주며 흔들렸다. 동점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몽고메리가 승부를 끝냈다. 마이클 마르티네즈를 맞아 초구 스트라이크를 선점한 뒤 2구째 커브로 3루 땅볼을 유도하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사진] 2016년 월드시리즈 7차전 시카고 컵스 우승 확정 순간 마이크 몽고메리가 기뻐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1/18/202601181659771889_696ce1ba73e68.jpg)
그때 포수였던 몬테로는 “컵스 역사상 최고의 공 2개였다”고 떠올렸다. 정작 몽고메리는 그 순간의 무게감을 온전히 느끼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그는 “팀으로서 동료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에만 몰두했다”며 “새벽 6시쯤 비행기를 타고 시카고에 왔을 때, 소방서와 경찰서 직원들이 우리 팀 전용기를 맞이해준 장면이 기억난다. 우승 퍼레이드도 기억난다. 그때서야 비로소 우승의 무게가 실감이 났다”고 추억했다.
시카고 시민들의 성대한 환영과 감사 인사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몽고메리는 “큰 일을 해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모두에게 어떤 의미가 될지는 몰랐다. 그런데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당신이 내 인생을 바꿨어’라고 말해주는 걸 보면서야 깨달았다”고 말했다.
영원히 기억될 우승 확정 투수이지만 그 이후 커리어는 잘 풀리지 않았다. 2019년 7월 캔자스시티 로열스로 트레이드된 몽고메리는 2020년이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 시즌이었다. 6시즌 통산 성적은 183경기(70선발·541이닝) 23승34패3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3.84 탈삼진 415개.
![[OSEN=대구, 조은정 기자] 3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1년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놓고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타이브레이커’ 경기가 열렸다.8회초 2사 마운드에 오른 삼성 몽고메리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1.10.31 /cej@osen.co.kr](https://file.osen.co.kr/article/2026/01/18/202601181659771889_696ce2029f4d2.jpg)
2021년에는 한국에 왔다. 그해 7월 시즌 중 삼성과 계약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11경기(52이닝) 2승5패 평균자책점 5.37 탈삼진 55개로 부진했다. 9월10일 KT 위즈와의 대구 홈경기에선 12초룰 위반을 두고 어필하다 퇴장당한 뒤 심판에게 욕설하고 로진백을 던져 큰 논란이 됐고, KBO로부터 20경기 출장정지 및 제재금 300만원 징계도 받고 장기 결장했다. 1위 타이브레이커까지 갔던 삼성으로선 몽고메리의 부진이 뼈아팠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논란이 된 행동처럼 한국 야구를 무시한 행태가 실패 요인이었다. 삼성에 합류하자마자 주전 포수 강민호에게 “어떤 최고 포수가 와도 내가 던지고 싶은 걸 던지겠다. 내 사인대로 하겠다”고 선언했고, 끝내 자기 고집을 꺾지 않았다. 2022년 1월 이순철 해설위원이 운영하는 방송에 나온 강민호는 “한국 리그를 낮게 평가하고 무시하는 외국인 선수들은 대부분 실패한다. 몽고메리는 선수들이랑 잘 어울리지도 못했고, 어떻게 보면 한국 리그를 무시했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한국을 떠난 뒤 마이너리그를 전전한 몽고메리는 2024년 미국 독립리그를 끝으로 은퇴했다. 비록 한국에선 실패한 외국인 선수로 남아있지만 시카고에선 영원한 우승 공신으로 대우를 받고 있다. /waw@osen.co.kr![[사진] 시카고 컵스 시절 마이크 몽고메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1/18/202601181659771889_696ce1bb3b814.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