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넨카 한 번에 무너진 50년 만의 우승...5골 넣은 디아스, 그대로 혼 나갔다

스포츠

OSEN,

2026년 1월 20일, 오후 10:48

[OSEN=이인환 기자] 영광의 문턱에서 선택은 가장 잔인한 결과로 돌아왔다. ‘파넨카킥 실축’ 한 번이 개인의 대회와 조국의 50년 숙원을 동시에 무너뜨렸다. 

디아스는 20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내 영혼이 아프다. 어제 나는 실패했고, 모든 책임을 진다.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다시 일어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 상처는 쉽게 낫지 않는다. 그래도 나를 믿어준 사람들과 함께 아파했던 이들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겠다”며 “언젠가 이 사랑을 되돌려주고 모로코 국민의 자랑이 될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비극의 무대는 19일 라바트 프린스 물라이 압델라 스타디움이었다. 개최국 모로코는 2025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네이션스컵 결승에서 세네갈과 연장 접전 끝에 0-1로 패했다. 1976년 이후 50년 만의 아프리카 정상 복귀를 꿈꿨던 모로코의 도전은 또다시 준우승으로 마무리됐다.

결정적 장면은 0-0으로 팽팽하던 흐름에서 나왔다. 디아스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골이 들어가면 우승이 사실상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관중석은 이미 환호로 들끓었다. 그러나 판정에 항의한 세네갈 선수단이 거세게 반발했고, 파페 티아우 감독은 선수들을 라커룸으로 돌려보냈다. 경기는 약 16분간 중단됐다.

긴 대기 끝에 키커로 나선 디아스의 선택은 ‘파넨카킥’이었다. 느리게 골키퍼 정면으로 띄워 보내는 고난도의 선택. 상대 골키퍼가 좌우로 몸을 던질 것을 계산한 판단이었다. 하지만 세네갈 골문을 지킨 에두아르 멘디는 움직이지 않았다. 공은 그대로 그의 품에 안겼다.

순간 경기장은 얼어붙었다. 우승을 확신하던 환호는 깊은 탄식으로 바뀌었다. 기회를 놓친 대가는 컸다. 모로코는 연장 전반 4분 파페 게예에게 결승골을 허용했고, 끝내 고개를 떨궜다. 디아스의 선택 하나가 흐름 전체를 뒤집은 셈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디아스는 이번 대회에서 5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올랐다. 그러나 시상식 내내 그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왈리드 레그라기 모로코 감독은 “페널티킥 전 대기 시간이 길었던 점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제자를 감쌌다.

그러나 축구의 세계는 냉정했다. 나이지리아와 첼시의 전설 존 오비 미켈은 “그 선택 하나가 이번 대회에서 디아스가 보여준 모든 것을 망쳤다”며 “이 장면은 몇 주, 몇 달 동안 그를 괴롭힐 것이다. 그냥 강하게 차야 했다”고 말했다. 실패한 도박은 개인의 영광과 모로코의 50년 숙원을 동시에 날려버렸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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