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때 나 닮았네" 손흥민 극찬 받은 선수, 세리머니는 삶 향한 몸부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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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2026년 1월 23일, 오후 06:53

(MHN 이현아 기자) 중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바이허라무 아부두와이리(22)가 태국전에서 기록한 결승골은 단순한 득점이 아니었다.

그 한 골에는 아버지의 유언과 형의 희생, 그리고 한 가족이 21년간 버텨온 삶의 무게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23일 중국매체 텐센트뉴스는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2026 AFC U-23 아시안컵 8강전 중 태국의 골망이 흔들리던 순간, 바이허라무는 두 팔을 벌린 채 코너 플래그 쪽으로 달려갔다"고 운을 뗐다. 

폭발적인 환희보다는 깊은 안도에 가까운 표정이었다. 중계진은 “집단 세리머니를 먼저 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해당 장면은 곧 온라인상에서 엇갈린 반응을 낳았다.

그러나 그가 잠시 혼자 선택한 세리머니의 의미를 아는 이는 많지 않았다.

2003년 신장 이닝에서 태어난 바이허라무는 축구를 사랑하던 가정에서 성장했다. 그러나 네 살 때 아버지를 갑작스럽게 잃었고, “두 아들이 모두 축구선수가 되길 바란다”는 마지막 말은 가족이 삶을 버텨내는 유일한 이유가 됐다. 형 카미란과 그는 형편이 어려운 와중에도 매달 300위안의 훈련비를 포기하지 않았고, 어린 시절부터 생계를 돕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축구는 희망이자 동시에 책임이었다.

바이허라무와 형
바이허라무와 형

2014년 산둥 루넝 유소년팀 테스트 기회가 찾아왔지만, 형은 “어머니를 돌봐야 한다”며 동생에게 기회를 양보했다. 그러나 테스트는 실패로 끝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났다. 이후 조부와 함께 생활하던 형제에게 2015년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지만, 시험 비용 4000위안을 감당할 수 없었다. 당시 15세였던 형은 이웃에게 돈을 빌려 동생을 보내며 “할아버지의 연금”이라는 거짓말로 모든 부담을 떠안았다.

내몽골 훈련소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바이허라무는 불평하지 않았다. 자신이 차는 공 하나하나에 아버지의 생애, 어머니의 희생, 형의 청춘, 그리고 조부의 땀이 실려 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력은 결실로 이어졌다. 그는 2021년 전운회를 계기로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불과 3년 만에 성인 대표팀에까지 이름을 올렸다. 클럽 무대에서도 결정적인 득점으로 승격과 우승을 이끌며 존재감을 확고히 했다.

이러한 태도와 플레이는 아시아 최고 스타의 시선도 끌어냈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LA FC)은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바이허라무를 자발적으로 언급하며 “아직 직접 맞붙어 본 적은 없지만, 그의 끊임없는 움직임과 경기 태도를 보며 젊은 시절의 나를 떠올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골 여부와 상관없이 팀을 위해 계속 뛰고, 포기하지 않는 선수는 결국 기회를 얻게 된다”고 덧붙였다. 경기 직후가 아닌 시간이 흐른 뒤 나온 이 발언은 중국 현지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태국전, 팽팽한 흐름 속에서 교체 투입된 바이허라무는 침착한 슈팅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득점 직후 하늘을 가리킨 손짓은 아버지를 향한 인사였고, 터져 나온 포효는 21년간 쌓여온 삶을 향한 응답이었다. 그는 “처음 몇 초는 가족과 이 순간을 먼저 나누고 싶었다”고 담담히 말했다.

프로 무대에서 번 수입으로 그는 가족에게 집을 마련했고, 형에게는 차를 선물했다. “그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그의 세리머니는 개인 행동이 아니라, 가장 깊은 의미의 가족 공동체를 향한 헌사였다.

 

사진 = 바이허라무 SNS, 축구의 밤 공식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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