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인환 기자] 이름값은 여전하지만, 내용은 예년만 못하다. 멕시코 축구가 분명 흔들리고 있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많은 질문을 남겼다.
멕시코 축구 국가대표팀은 23일(한국시간) 파나마 파나마시티 로멜 페르난데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나마와의 친선 경기에서 1-0으로 신승했다.
스코어는 승리였지만, 경기력은 박수받기 어려웠다. 이 승리로 멕시코는 A매치 6경기 무승에서 간신히 탈출했지만, 불안 요소는 여전했다.
흐름은 이미 오래전부터 좋지 않았다. 멕시코는 지난해 9월 한국, 일본과 차례로 맞붙어 모두 무승부에 그쳤고, 10월에는 콜롬비아·에콰도르를 상대로 1무 1패, 11월에는 우루과이·파라과이에 1무 1패를 기록했다. 상대와 무대, 전술을 가리지 않고 답답한 경기들이 반복됐다.
이날 멕시코는 4-3-3 전형을 들고 나왔다. 유럽파가 빠진 상황에서 북중미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로만 명단을 구성했다. 브라이언 구티에레스, 헤르만 베르테라메, 로베르토 알바라도가 스리톱을 이뤘고, 중원에는 마르셀 루이스-루이스 로모-오베드 바르가스가 포진했다. 포백은 브라이언 곤살레스, 에두아르도 아길라, 빅토르 구즈만, 리차드 레데스마, 골문은 호세 랑헬이 지켰다.
눈길을 끈 건 두 명의 모두 미국 대표팀 경력을 가진 선수다. 레데스마는 미국 연령별 대표를 거쳐 A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고, 구티에레스 역시 미국 A매치 경험이 있다. 두 선수는 멕시코 클럽 과달라하라에서 활약한 뒤 멕시코축구협회의 제안을 받아 대표팀 소속을 미국에서 멕시코로 변경했다.
이는 FIFA 규정이 허용하는 범위다. 복수 국적을 가진 선수가 청소년 대표팀 또는 제한적인 성인 대표 경력만 있을 경우, 단 한 차례에 한해 대표팀 변경이 가능하다. 일단 승인되면 되돌릴 수 없다. 멕시코는 이 규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레데스마는 현 대표팀의 약점으로 꼽히는 오른쪽 풀백 문제를 해결할 카드로 평가된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은 부임 이후 해당 포지션에만 여섯 명을 시험했다. 레데스마는 PSV 에인트호번 등에서 뛴 경험을 가진 자원으로, 전술 이해도와 활동량 측면에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멕시코는 경기 내내 파나마를 몰아붙였지만, 공격 전개는 둔했고 결정력은 날카롭지 못했다. 유효슈팅 대비 위협적인 장면은 제한적이었다. 결국 승부는 후반 추가시간 파나마 수비수 페랄타의 걷어내기 시도가 그대로 자책골로 연결되며 갈렸다. 내용과는 거리가 먼 결말이었다.
스페인 유력지 엘 파이스는 “월드컵 해의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지만, 공격은 느렸고 확실한 해결사는 보이지 않았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승리는 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 흐름은 한국에도 의미가 있다. 한국은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에서 멕시코와 2차전을 치른다. 개최국이라는 부담은 분명하지만, 최근 경기력만 놓고 보면 절대 넘지 못할 벽은 아니다. 유럽파가 빠진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더라도, 귀화 카드 투입 이후에도 큰 변화는 느껴지지 않았다.
관건은 환경이다. 고지대 적응이라는 변수만 관리된다면, 수세 일변도가 아닌 맞불 전략도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다. 홍명보호는 멕시코, 남아공, 유럽 플레이오프 D조 승자와 함께 A조에 속해 있다. 상대의 이름보다 현재의 흐름을 본다면, 멕시코는 더 이상 ‘넘사벽’으로 보이진 않는다.
/mcado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