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정신 못 차렸네, 다저스 우승 불법으로 강탈했는데…뻔뻔 그 자체 "사인 훔치기가 나를 정의하진 않는다"

스포츠

OSEN,

2026년 1월 24일, 오전 07:41

[사진] 휴스턴 시절 카를로스 벨트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객원기자] 시간이 꽤 흘렀지만 2017년은 LA 다저스에 있어 피눈물 흐르는 순간으로 남아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월드시리즈 7차전 혈전을 치렀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다저스타디움 안방에서 휴스턴의 창단 첫 우승 장면을 쓸쓸하게 지켜봤다. 29년째 무관이 이어진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2년 뒤 우승팀 휴스턴의 추악함이 드러났다. 2017년 휴스턴 소속이었던 투수 마이크 파이어스가 폭로를 하면서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 전모가 드러났다. 홈경기 때마다 외야에 설치한 카메라로 상대팀 사인을 훔친 뒤 덕아웃 옆 휴지통을 두들겨 소리를 냈다. 실시간으로 타석에 있는 타자에게 구종을 알려주는 편법이었고, 명백한 규칙 위반이었다. 

당시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사건 조사에 나섰고,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가 보고서에 유일하게 실명 언급한 선수가 바로 외야수 카를로스 벨트란(48)이었다. 휴스턴 선수단의 리더로 사인 훔치기를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쯤 뉴욕 메츠의 새 감독으로 선임됐던 벨트란은 엄청난 비난을 받았고, 결국 구단과 합의하에 사임했다. 3년 계약을 맺었지만 단 한 경기도 지휘하지 못한 채 불명예 낙마했다. 

그로부터 6년의 시간이 다시 흘렀고, 벨트란은 명예의 전당 입성에 성공했다.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발표된 2026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 벨트란은 득표율 84.2%로 통과했다. 2023년 처음 입후보한 뒤 4번째 도전 만에 입성한 것이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스위치히터 중견수 벨트란은 1998년 캔자시스티 로열스에서 데뷔한 뒤 2017년 휴스턴에서 은퇴하기까지 7개 팀에서 몸담으며 큰 성공을 거뒀다. 메이저리그 20시즌 통산 2586경기 타율 2할7푼9리(9768타수 2725안타) 435홈런 1587타점 31도루 OPS .837을 기록하며 신인상, 올스타 9회, 골드글러브 3회, 실버슬러거 2회 수상을 했다. 구장 안팎에서 선행을 펼치며 지역 사회에 공헌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로베르토 클레멘테 상도 빼놓을 수 없다. 어느 팀에서든 늘 모범적인 리더로 인정받았다. 

흠잡을 데 없는 커리어를 보내며 첫 우승과 함께 은퇴했지만 그 마지막 시즌이 벨트란의 명성에 큰 흠집을 냈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날에도 벨트란은 사인 훔치기 관련 질문을 피할 수 없었다. 의미 있는 자리에서 진심 어린 사과로 참회할 수 있었지만 벨트란은 아니었다. 

[사진] 휴스턴 시절 카를로스 벨트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3일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벨트란은 “그것이 나의 진정한 모습을 정의하진 않는다. 카를로스 벨트란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그것도 내 이름에 붙어다닐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진짜 나를 정의하는 건 아니다. 내 커리어의 한순간일 뿐이다”고 말했다. 

문제의 2017년에 대해 사람들이 무엇을 알았으면 좋겠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벨트란은 “상대를 이기는 방법을 찾는데 있어 우리는 다른 수준으로 끌어올린 부분이 있었다. 하나의 조직으로서, 상대를 공략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무엇이든 찾는 게 모든 팀들이 할 일이다”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디애슬레틱은 ‘휴스턴의 행위는 모든 팀들이 할 만한 일과 차원이 달랐다. 2017년 휴스턴의 홈경기에서 이뤄진 부정 행위는 다른 팀들이 적발된 사례와 달랐고, 훨씬 더 악질적인 것으로 널리 인식돼 왔다. 경기장 밖에서 이뤄진 방식으로 경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였다’고 지적했다. 

벨트란은 사인 훔치기를 부정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옹호하기 바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20년 동안 선수로 뛰며 야구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느낀다”며 자화자찬한 벨트란은 “완벽함은 그 누구의 삶에도 없다. 우리는 불완전하다. 좋은 결정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나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 한순간이 오늘날 한 사람으로서의 나를 정의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과거 잘못을 덮으려는 비겁한 변명이었다. /waw@osen.co.kr

[사진] 2019년 11월 뉴욕 메츠 감독이 선임된 카를로스 벨트란은 사인 훔치기 여파로 두 달 뒤 사임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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