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가 담담한 각오 속에 3년 만의 우승 기회를 맞았다. 세계 최강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챔피언조에서 대결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자신만의 경기를 다짐했다.
김시우가 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3라운드 6번홀에서 경기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김시우는 경기 후 “다시 한 번 출발이 좋았다. 첫 홀에서 버디로 시작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초반 두 개의 파5 홀에서 타수를 더 줄이지 못해 조금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전반 마지막 9번 홀에서 좋은 파를 지키면서 다시 흐름을 잡을 수 있었다”고 3라운드를 돌아봤다.
이날 경기는 바람과의 싸움이었다. 김시우는 “오늘은 특히 바람이 까다로웠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좋은 라운드였다”며 “지난주보다 퍼팅이 훨씬 좋아졌고, 최근 이틀 동안 퍼팅 감각이 살아나면서 경기 운영이 한결 편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소니오픈에서 바람에 고전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점차 적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큰 고비는 3번홀(파3)이었다. 그린 왼쪽 뒤에 꽂힌 핀과 좌측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겹친 상황이었다. 김시우는 “거리가 195야드 정도로 길었고, 바람도 있어서 쉽지 않은 샷이었다”며 “그린에 올려 두 퍼트로 마무리하자는 생각이었는데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잘 넘긴 것이 오히려 이후 경기를 풀어가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홀에서 이날 유일한 보기를 적어냈지만, 그 뒤 4번홀부터 6번홀까지 연속으로 버디를 잡아내며 상승세의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프로와 아마추어가 함께 경기하는 프로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선수들은 라킨타 코스와 니클라우스 토너먼트 코스, 피트 다이 스타디움 코스를 나눠 한 차례씩 경기한 뒤 54홀 성적으로 본선 진출자를 가렸다. 최종 라운드는 피트 다이 스타디움 코스에서 열린다.
김시우에게 이 대회와 코스는 각별하다. 2021년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고, 2012년 PGA 투어 진출을 위한 퀄리파잉 스쿨(이하 Q스쿨)을 치렀던 장소도 같은 코스다.
Q스쿨을 통과한 뒤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거주지를 마련한 김시우는 마땅하게 훈련한 코스가 없었으나 이 골프장의 도움으로 베이스 캠프로 삼았다. 집에서 골프장까지 2시간 이상 먼 거리였음에도 김시우에게 마음 편히 훈련할 수 있었던 장소인 만큼 자주 와서 코스를 돌며 PGA 투어 선수로의 꿈을 키웠다. 김시우가 “이곳에서는 항상 편안한 느낌이 있다”고 말하는 이유다. 현재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거주 중이다.
최종 라운드를 앞둔 각오는 의외로 단순했다. 김시우는 “내일은 캐디 매니와 함께 최대한 즐기고 싶다”며 “우승을 생각하기보다는 한 샷, 한 샷에 집중하면서 라운드 자체를 즐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혹시 스코티 셰플러와 함께 치게 된다면 그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시우는 2023년 1월 소니오픈 이후 3년 만에 통산 5승에 도전한다. 익숙한 무대에서 쌓아온 기억과 현재의 감각이 맞물리며,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정상 문을 두드리고 있다.
셰플러와 브라운이 중간합계 21언더파 205타를 쳐 공동 2위로 최종일 우승 경쟁에 나선다. 셋은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경기한다.
스코티 셰플러. (사진=AFPBB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