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우충원 기자] 한국 U-23 대표팀이 베트남에 무릎을 꿇은 뒤 아시아 언론의 시선이 한꺼번에 몰렸다. 단순한 경기 결과를 넘어 한국 축구의 시스템 자체를 문제 삼는 목소리까지 등장했다. 특히 일본 언론은 한국 연령별 대표팀이 병역 혜택이 걸린 국제대회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다는 점을 부진 원인으로 지목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시나스포츠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일본 언론이 한국 축구가 병역 면제와 연관된 대회에 과도하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한국이 베트남전에서 보여준 경기력과 결과가 단순한 패배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의 결과라는 흐름으로 확대된 것이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대표팀은 24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AFC U-23 아시안컵 3·4위전에서 베트남과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6-7로 패했다. 연장전까지 이어진 상황에서도 결승골을 만들지 못했고, 결국 마지막 고비에서 무너졌다.
더 뼈아픈 대목은 흐름이었다. 후반 41분 베트남 선수가 퇴장을 당하며 한국은 수적 우위를 확보했다. 일반적으로 이 상황은 승부를 가져오기 위한 결정적 기회가 된다. 하지만 한국은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끝내지 못했고 연장전에서도 상대 골문을 열지 못한 채 승부차기까지 끌려갔다.
이 패배로 한국 U-23 대표팀은 베트남을 상대로 굴욕적인 기록까지 남겼다. 베트남과의 U-23 맞대결에서 9경기 무패(6승 3무)를 이어오던 한국은 이번에 처음으로 공식전 패배를 기록했다. 여기에 베트남 U-23에게 2골 이상 허용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상대를 상대로 한 번도 당하지 않았던 장면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문제는 베트남전 하나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여러 차례 불안한 장면을 노출했다. 조별리그 최종전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무기력한 경기 끝에 0-2로 패하며 탈락 위기까지 몰렸다. 다만 이란이 레바논에게 발목을 잡히면서 한국이 간신히 조 2위로 8강에 진출하는 행운을 잡았다.
8강에서는 호주를 2-1로 꺾었지만, 준결승에서 일본에 또다시 막혔다. 일본은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U-21 대표팀을 중심으로 팀을 꾸렸는데, 한국은 2살 어린 일본 선수들에게 0-1로 패했다. 결과만 문제가 아니었다. 전반전 슈팅 숫자가 1-10으로 벌어질 정도로 경기 내용에서도 밀렸고, 전술적 대응에서도 답답함을 드러냈다.
베트남전 패배까지 겹치자 일본 언론은 기다렸다는 듯 한국 축구를 겨냥했다. 일본 매체 코코카라는 한국 축구의 문제점으로 병역 혜택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거론했다. 이들은 한국 축구계가 연령별 대표팀 감독 선임부터 잘못된 선택을 반복해왔다고 주장했다. 유소년 지도 경험과 전문성을 기준으로 지도자를 뽑기보다, 감독의 명성에 기대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선수 선발에서도 장기적 육성 전략이 아니라 병역 면제 혜택이 걸린 대회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비판했다. 구체적으로는 올림픽보다 아시안게임 등 상대적으로 경쟁 강도가 낮은 대회에서 병역 면제 혜택을 얻는 방향으로 흐름이 형성됐고, 이것이 대표팀 운영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논리였다.
다만 이런 비판이 한국 축구의 특수성을 외면한 주장이라는 반박도 존재한다. 군 문제는 한국만이 갖고 있는 현실적인 조건이고, 이를 단순히 욕심이나 집착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시선이다. 그럼에도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경기력과 결과가 계속해서 논란을 키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한국 U-23 대표팀은 이번 패배로 베트남에 역사적인 첫 공식전 패배를 내줬고, 일본전 완패의 충격까지 겹치며 대회를 씁쓸하게 마무리했다. 이제 한국 축구는 단순히 승부차기 한 번의 문제가 아니라 연령별 대표팀 운영 방식과 육성 시스템 전반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압박과 마주하게 됐다. / 10bird@osen.co.kr
[사진] KFA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