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이 동계올림픽 개막 14일 전인 23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빙상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2026.1.23/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높여준쇼트트랙의 역사는 비교적 짧은 편이다.
1967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공인을 받았고, 1976년 처음으로 국제대회가 열렸다.
쇼트트랙이 동계 올림픽 무대에 선 것도 40년이 채 되지 않았다. 1988년 캘거리 대회에서 시범 경기를 거쳐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알베르빌 대회에서는 개인전인 남자 1000m와 여자 500m, 단체전인 남자 5000m 계주와 여자 3000m 계주 등 4개 종목만 펼쳐졌다. 당시 금메달 10개가 걸렸던 스피드스케이팅과 비교하면 작은 규모였다.
쇼트트랙은 점차 세부 종목이 늘어났다. 1994 릴레함메르 대회에서 남자 500m와 여자 1000m가 추가됐고 2002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때 남녀 1500m가 더해졌다.
이후 2022 베이징 대회에서 혼성 2000m 계주가 신설돼 이제 금메달 9개가 걸린 주요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종목별 금메달을 비교하면 프리스타일 스키(15개), 스피드스케이팅(14개), 크로스컨트리 스키(12개), 바이애슬론, 스노보드(이상 11개), 알파인 스키(10개) 다음으로 많다.
스피드스케이팅, 피겨 스케이팅과 함께 대표적인 빙상 종목으로 자리매김한 쇼트트랙의 정식 명칭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이다. 흔히 알고 있는 '롱트랙' 스피드스케이팅에서 파생됐지만, 차이점이 꽤 많다.
스피드스케이팅은 보통 두 명의 선수가 400m 트랙에서 달리며 '기록' 경쟁을 펼치지만, 쇼트트랙은 여러 명의 선수가 111.12m로 더 짧은 트랙을 돌기 때문에 '순위' 싸움이 중요하다.
결승선 앞에서 다리를 쭉 뻗는 '날 들이밀기' 기술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펼치는 건 쇼트트랙만의 묘미다.
1000분의 1초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쇼트트랙은 레이스 내내 치열한 자리 잡기 싸움이 펼쳐진다. 승부처에서 치고 나갈 수 있는 체력은 기본이고, 치밀한 전술과 레이스 운영 능력, 상황에 따른 순간적인 판단력 등 많은 것이 필요하다.
특히 곡선 구간이 전체 트랙의 절반에 가까운 53.81m를 차지하는 데다 곡선 반경도 짧기 때문에 뛰어난 코너링 기술도 뒷받침돼야 한다.
치열한 몸싸움이 펼쳐지는 쇼트트랙은 레이스 도중 변수가 많다. 뉴스1 DB © News1 박지혜 기자
경쟁이 치열한 만큼 몸싸움이 빈번하고, 이 때문에 실격이 쏟아지기도 한다. 또 자신의 문제 뿐 아니라 다른 선수의 실수 혹은 방해로 넘어져 메달을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레이스가 끝날 때까지 선수와 팬 모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한국은 쇼트트랙 강국으로 명성을 떨쳤다.
1992 알베르빌 대회에서 김기훈이 남자 1000m 우승으로 한국 최초 동계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것을 시작으로 2022 베이징 대회까지 금메달 26개(은메달 16개·동메달 11개)를 쇼트트랙에서 따냈다.
한국의 역대 동계 올림픽 금메달이 33개라는 걸 감안하면, 쇼트트랙의 위상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직전 대회인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이 획득한 금메달 2개도 모두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금메달 9개가 걸린 이번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도 쇼트트랙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3개 이상을 목표로 세웠는데, 이를 달성하려면 쇼트트랙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최민정은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3연패에 도전한다. 2026.1.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탈리아는 '약속의 땅'이기도 하다. 한국은 2006 토리노 대회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8개 중 6개를 싹쓸이했고, 안현수(러시아 귀화·빅토르 안)와 진선유는 나란히 3관왕에 올랐다.
한국 쇼트트랙은 20년 만에 이탈리아에서 펼쳐지는 동계 올림픽에서 남녀 각 5명씩 총 10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신구조화가 이상적이라는 평가 속에 '여자부 쌍두마차' 최민정과 김길리(이상 성남시청), '남자부 신성' 임종언(고양시청)이 금빛 질주에 앞장선다.
지금껏 올림픽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었던 최민정은 여자 1500m 3연패에 도전한다. 또한 색깔과 관계없이 메달 한 개만 추가해도 한국 동계 올림픽 최다 메달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다만 세계 쇼트트랙의 상향평준화로 무조건 메달을 장담할 순 없는 상황이다.최근 동계 올림픽에서는 특정 국가의 독식이 없을 정도로 경쟁이 심화했다.
윌리엄 단지누와 코트니 사로를 앞세운 캐나다,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올림픽 무대로 복귀한 중국, 계주에서 강세를 보이는 네덜란드 등이 한국을 위협할 후보다.
rok195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