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전진우(27, 옥스포드 유나이티드)가 마침내 유럽 무대에 입성한 기쁨을 전했다.
전진우는 26일(이하 한국시간)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강등권에 있는 옥스포드에 입단한 배경과 앞으로 자신의 목표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옥스포드는 지난 20일 "K리그 챔피언' 전북 현대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인 전진우를 완전 이적으로 영입했음을 알리게 돼 기쁘다. 만 26세 윙어 전진우는 뛰어난 폼을 바탕으로 우리 팀에 합류한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전진우는 전북 이적을 계기 삼아 다시 국가대표 자원으로 발돋움한 측면 공격수다. 그는 2024년 전북으로 이적하며 커리어의 변곡점을 맞았고, 합류 첫 시즌부터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K리그1 잔류를 이끌었다.
자신감을 되찾은 전진우는 지난해 거스 포옛 감독 밑에서 제대로 날개를 펼쳤다. 그는 K리그 36경기에서 16골 2도움을 터트리며 전북의 K리그1 조기 우승에 힘을 보탰다. 뛰어난 득점력과 측면 돌파, 성실한 수비 가담으로 포옛 감독의 애제자가 됐다.
사실 전진우는 작년 여름에도 유럽 진출 기회가 있었다. 당시 득점왕 경쟁을 펼치던 그를 향해 챔피언십 웨스트 브롬위치를 포함해 유럽 복수 구단이 러브콜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진우는 포옛 감독의 설득으로 팀에 남았고, 코리아컵 트로피까지 들어 올린 뒤 이번 겨울 전북과 아름답게 작별하게 됐다.

■ 다음은 전진우와 일문일답.
- 옥스포드 입단 소감.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유럽 진출, 잉글랜드 진출을 이루게 되어서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정말 기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막상 여기에 오니까 꿈을 이뤘다기보다는 다시 꿈을 향해서 나아가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하루 열심히 적응하고 있다. 유럽까지 진출할 수 있게 해주신 우리 전북 현대 구단 직원분들과 에이전트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 지난 시즌 전북에서 전반기와 후반기 공격 포인트 차이가 컸다. 걱정은 없는지.
선수라면 1년 내내 잘하는 게 절대 당연하거나 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해외 유명한 선수들도 1년 내내 꾸준히 계속 좋은 모습을 펼치는 선수도 많이 없다고 들었다. 우려도 있을 거 같지만, 난 어쨌든 새로운 마음을 갖고 여기에 왔다. 그런 걱정보다는 설렘과 기쁨이 가장 크다.
- 팀 전술과 훈련 방식은 잘 맞는가.
지난 시즌 끝나고 중간에 여기 합류하게 됐다. 하지만 워낙 선수들도 잘 다가와주고, 적응도 잘하고 있다. 큰 문제없이 빨리 팀에 적응할 수 있을 거 같다. 감독님께서도 팀 전술도 내게 많이 알려주셨다. 개인 미팅을 통해 많이 알려주시기 때문에 아직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다.
- 레스터 시티전을 벤치에서 지켜봤다. 데뷔전은 불발됐지만, 직접 본 소감은.
일단 한국 축구와 정말 반대인 것 같다. 한국 축구는 더 기술적으로 하려고 하고, 선수 개인 퀄리티를 이용한 축구를 하려고 한다. 반면 영국 축구는 더 희귀한 '킥 앤 런시'를 하고, 몸싸움과 피지컬을 통한 축구를 많이 한다고 느꼈다. 챔피언십이 더 그런 것 같다. 중계로 볼 때는 수준이 약하고, 느려 보인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막상 눈앞에서 보니 K리그보다 템포도 훨씬 빠르고 훨씬 치열한 거 같다.
- 거스 포옛 감독이 옥스포드 구단에 좋은 말을 해줬다고 들었다. 따로 연락한 게 있는지.
사실 따로 연락한 부분은 없다. 나도 그 얘기를 들었다. 감독님이 구단과 얘기하면서 나에 대해 좋은 얘기를 해주셨다고 하더라. 너무 감사드린다. 그래서 내가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연락을 보냈는데 답장이 없으시더라(웃음).

- 백승호가 뛰고 있는 버밍엄전에서 데뷔가 점쳐지는데. '코리안 더비'에 대한 기대감은.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해외에 나와서 선수 생활을 해보니까 외국에서 뛰는 선수들이 얼마나 대단하고 존경스러운지 많이 알게 됐다. 또 같은 리그에서 이렇게 많은 한국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건 너무나도 행복하고 좋은 일이다. 사실 어제도 승호 형을 만나서 같이 저녁을 먹었다. 나도 빨리 경기에 나가고, 다른 한국 선수들과 경기장에서 만나게 된다면 느낌이 이상할 거 같다. 우리가 한국을 대표해서 나온 선수들이기 때문에 한국의 위상을 더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책임감을 많이 갖고 있다.
- K리그에서 2025시즌을 다 뛰고 쉼 없이 챔피언십을 누비게 됐다. 잘 대비됐는지.
시즌 끝나고 나서 어느 정도 휴식 기간을 가지긴 했다. 다니는 운동 센터에서 몸을 좀 만들기도 했고, 전북에서도 프리시즌을 조금 같이 했다. 여기에 와서 매일매일 운동을 하고 있는데 한국과는 운동량도 강도도 다르더라. 그래서 우려했던 것보다는 빨리 몸이 올라올 거라고 생각한다.
- 잉글랜드 무대에 도전하게 된 계기.
내게는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다. 잉글랜드 무대에서 뛰고 싶었다. 그래서 이적하는 과정에서도 뭔가 더 원하거나 요구하지 않았다. 정말 꿈꿔온 곳에서 축구를 하고 싶었다. 오히려 다른 나라가 더 메리트 있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내게는 지금 꿈을 이루는 게 가장 중요해서 옥스포드행을 택했다. 후회되거나 아쉬운 부분은 전혀 없다. 꿈을 이루게 된 것 같아서 너무나 행복하다.
- 팀이 강등권에 있다.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한국에서 뛰는 게 아니고 외국인 선수로 여기 오게 됐다. 그만큼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하고,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 상황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래도 최근 세 경기에서 지지 않고,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선수들 능력도 생각보다 정말 많이 뛰어나다. 그래서 팀원들에 대한 믿음도 크다. 나도 몸만 더 잘 만들어서 준비한다면 충분히 팀에 보탬이 돼서 같이 위로 올라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 3부리그 강등 시 옵션 등에 대해 협의된 부분이 있나.
계약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얘기하기 어렵다. 3부리그 그런 상황을 얘기하는 것보단 최대한 팀에 보탬이 돼서 팀이 잔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내 가장 큰 목표다.

- 영국 생활에 얼마나 적응했나. 힘든 점이 있다면.
일단 옥스포드 구단 관계자나 선수들이 너무나도 잘 챙겨주시고, 관심을 많이 가져주신다. 하나도 불편함이 없더라. 그래서 편하게 적응하고 있다. 하루하루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 음식도 팀에서 아침, 점심을 주는데 건강식으로 맛있게 잘 나온다. 전혀 걱정 없다. 또 어머니가 오셨기 때문에 저녁엔 집에서 한식을 해 먹을 거 같다.
한국이랑 많이 다른 점은 아무래도 날씨와 잔디다. 여기는 맨날 비가 오고 흐리다. 아무래도 해를 많이 보지 못한다. 가끔씩 해가 떠 있을 때는 더 기분이 좋다. 잔디 퀄리티는 워낙 좋지만, 질퍽거리고 체력 소모가 더 크다. 처음에 며칠 운동할 때 느껴지더라. 다른 챔피언십 한국 선수들과 연락도 많이 했는데 처음엔 힘들지만, 적응해 나가면 된다고 하더라. 나도 바로 '쇠뽕'을 주문했다. 열심히 잔디와 날씨에 적응하고 있다.
- 직접 느낀 팀 전술과 감독에게 들은 본인 활용 방안은.
모든 걸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공격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더 많이 움직이고 빠져들어가는 부분을 강조하신다. 팀 전체가 하나 되어서 움직이는 걸 좋아하신다. 그래서 수비할 때나 공격할 때나 팀 전체가 같이 움직여야 한다. 수비할 때도 한국은 많이 내려서는 편인데 여기는 강팀이나 약팀 상관없이 상대가 잘하는 걸 못하게 하려고 한다. 위에서 정말 강하게 압박한다. 포지션에 대해서는 안 그래도 감독님이 내가 어디서 뛰는지 당연히 알고 계시지만, 왼쪽 오른쪽 중 어디가 더 편하냐고 먼저 물어봐 주셨다. 어디서 뛰고 싶냐고도 물어봐 주셨다. '감독님께서도 나를 많이 생각해 주시고 있구나' 느꼈다.
- 백승호 외에 챔피언십에서 뛰는 다른 한국 선수와도 연락했는지. 기억에 남는 조언이 있다면.
나도 영국이 처음이고, 챔피언십 무대가 처음이라 조언도 많이 구하고 물어봤다. 챔피언십에 있는 선수들이랑은 다 연락을 했다. 이제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황)희찬이 형도 두 번 만나고, 승호 형도 만나고, (배)준호도 한 두 번 만났다. 얘기도 많이 했다. 다들 많이 환영해 줬고, 많이 도와주려고 하더라. 나도 잘 새겨듣고, 잘 적응하려 하고 있다.
- 영국에서 최종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당연히 선수라면 항상 더 큰 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큰 꿈을 꾸기보다는 당장 눈앞에 이룰 수 있는 목표를 이루자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나중 일을 생각하기보단 지금 팀 안에서 잘 적응하고,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고, 팀이 승리해서 높은 위치로 올라가서 함께 잔류하는 게 지금 가장 큰 목표다. 그게 잘 이뤄지면 그다음에 또 다른 목표를 잡고 싶다.

- 옥스포드와 챔피언십 스타일에 자신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지.
아무래도 K리그와 많이 다르다 보니까 당연히 적응하는 시간은 필요할 거다. 옥스포드에서 나를 원했고, 내가 선택을 해서 왔다. 충분히 많은 시간을 기다려 줄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최대한 빨리 팀에 녹아들어야 한다. 충분히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어렵다고 생각하기보단 빨리 적응해서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을 충분히 보여주겠다.
- 다가오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욕심도 있을 텐데.
당연히 있다. 선수라면 월드컵에 대한 꿈은 있을 거다. 너무나도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하지만 먼저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증명하는 게 먼저다. 당장 월드컵에 가야겠다고 생각하기보단 팀에서 잘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표팀에서 부를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영국에 진출한 이유 중 하나가 대표팀에 대한 마음이기도 하다. 외국에서 증명하고 더 잘한다면 홍명보 감독님도 더 좋게 보시지 않을까 싶다.
- 수원 삼성이나 김천 시절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지금 자신을 보면 어떤 마음인지.
누군가에겐 그냥 힘든 시간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느꼈을 땐 그런 시간들이 날 더 성장하고, 더 단단하게 만들어줬다. 오히려 좋은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내게는 너무나 고생했던, 자산 같은 시간들이다. 그를 통해 많이 성장하고 배웠기 때문에 선수로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는지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유럽에 진추하게 됐는데 조금은 보상받는 느낌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라 다시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한다. 이 시간도 잘 경험하고, 버티고, 이겨내서 더 좋은 선수가 되고자 노력해야 한다.
- 남은 시즌 득점 목표가 있다면.
이 팀에서 내게 원하는 부분이 득점이다. 작년 전북에서도 원하는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시즌을 보냈다. 정확히 몇 골을 넣어야겠따는 마음보다는 매 경기 팀을 위해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들어가겠다. 정확한 수치를 매기기보다는 공격수로서, 외국인 선수로서 공격 포인트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
/finekosh@osen.co.kr
[사진] 옥스포드 유나이티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