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우(제주SK)
알와흐다 시절 임창우. 사진=AFPBB NEWS
그만큼 현재 제주 선수단에 외국인 지도자가 익숙한 선수는 많지 않다. 팀에 오래 머문 선수일수록 더 그렇다. 제주에서 10번째 시즌을 맞는 주장 이창민도 경남FC 소속으로 프로에 데뷔하던 2014년 이후 처음 외국인 감독과 호흡을 맞춘다.
제주 베테랑 수비수 임창우는 나름의 노하우로 세르지우호에 녹아들고 있다. 그는 2016년 1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알와흐다에서 뛰며 여러 외국인 지도자와 함께했다.
임창우는 “한국인 지도자들이 각자 스타일이 있는 거처럼 외국인 감독도 마찬가지”라며 “외국인 지도자라서 능력이 더 뛰어나거나 스타일이 크게 다른 건 없다. 다만 의사소통에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평가에도 묵묵히 할 일을 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면서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대표팀 감독과 일화를 밝혔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레알 마요르카(스페인) 시절 스승으로도 유명한 그는 알와흐다에 있을 때 임창우를 영입했다.
알와흐다 시절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 사진=AFPBB NEWS
그는 “경기에 출전했는데 경기력도 좋지 않고 전반전이 끝나기도 전에 경련이 나려고 했다”며 “결국 나 때문에 실점도 하고 하프타임에 교체됐다. 수비수가 전반 끝난 뒤 교체되는 건 역할을 전혀 못 했다고 보면 된다”고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이후 임창우는 한동안 경기 출전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그는 그때를 떠올리며 “몸이 안 돼 있으니, 경기력이 안 좋은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며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티 내지 말고 훈련장에서 묵묵히 죽기 살기로 하자고 다짐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한 달여가 흘렀다. 임창우는 “어느 날 아기레 감독이 훈련 전 미팅에서 저를 콕 집어 ‘경기에 못 뛰는 데도 훈련장에서 보이는 태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하더라”며 “그때 이후로 기회를 얻기 시작해서 붙박이 주전으로 뛰었다”고 설명했다.
알와흐다 시절 임창우. 사진=AFPBB NEWS
임창우는 “정말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버티면서 태도로 보여주니 다시 기회를 얻게 됐다”며 “외국인 지도자 앞에서는 이런 태도도 중요한 거 같다”고 느낀 바를 밝혔다.
임창우는 세르지우 체제의 제주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세르지우 감독님은 선수들에게 세세하게 지시하면서도 할 수 있는 플레이를 간단하게 시키신다. 또 규율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신다”며 “선수들도 잘 따라가고 있고 분위기도 좋아서 올 시즌 느낌이 좋다”고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