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승부차기 논란', 냉정한 복기 필요한 이민성호 발목 잡는다

스포츠

뉴스1,

2026년 1월 27일, 오후 04:17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24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홀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베트남과의 3·4위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배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24/뉴스1

이민성호 U23(23세 이하) 대표팀 황재윤 골키퍼를 향한 비난이 거세다.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긴 대회를 차갑게 복기해야 할 중요한 시기, 불필요한 논란이 초점을 흐리고 있다.

이민성호는 지난 25일 막을 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서 4위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조별리그서 1승1무1패로 간신히 토너먼트에 오를 때부터 불안했다. 이어 4강에선 라이벌 일본에, 3·4위전에선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베트남에 승부차기 끝 패했다.

나고야 아시안게임을 불과 8개월 앞둔 만큼 빨리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해야 하는데 승부차기 상황을 둘러싼 논란이 너무 길게 이어지고 있다.

당시 결과가 아쉬운 건 맞다. 황재윤 골키퍼는 일곱 번째 키커까지 가는 과정서 상대 슈팅을 하나도 막아내지 못했다. 고집스럽게 모두 한 방향으로만 다이빙했는데, 결과적으로 모두 반대로 뛰었다.

적잖은 팬들이 황재윤 골키퍼에게 악플을 쏟아냈다. 일부는 상대 키커 방향에 대해 제대로 지도한 것 맞냐며 대표팀 코치진을 향한 비판도 퍼부었다.

잡음이 꽤 커지자 황재윤은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올렸는데, "감독님과 코치님께 지시받은 건 전혀 없었다. 온전히 내 잘못"이라고 쓴 표현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황재윤의 발언을 꼬투리 잡아 대표팀이 승부차기 대비조차 하지 않았다며집중포화를 쏟아냈다.

이민성 감독은 귀국 인터뷰서 "(승부차기 가능성이 생긴) 8강 토너먼트부터 승부차기는 대비해 왔다. 관련 데이터들도 다 있다"고 해명한 뒤 "다만 골키퍼에게 상황 하나하나마다의 방향을 알려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민성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 감독이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김상식 감독의 베트남에 승부차기 끝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을 4위로 마감했다. 2026.1.2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패장이 고개 숙이며 변명처럼 내뱉었지만, 곱씹으면 문제 될 건 없는 발언이다.

승부차기 제도가 있는 국제대회에서, 토너먼트 돌입 후 승부차기 준비를 하지 않는 팀은 없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상대 키커들에 대한 영상 분석도 다 했고 관련된 훈련도 했다"고 부연했다.

방법의 차이다. 하나하나 키커 방향까지 일러주는 코치가 있는 반면, 데이터를 바탕으로 골키퍼가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코치가 있다.

코치가 직접 상대 키커 방향을 예측해 알려줬더라도 무조건 막는다는 보장도 없는 게 승부차기다.

승부차기에서 한 방향으로만 다이빙해 한 개도 막지 못한 골키퍼, 그 상황서 다른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코치진 모두 결과적으로 아쉬운 결정이다. 하지만대비해도 막기 힘들고 또 다른 선택을 했더라도 어찌 될지 모르는 게 승부차기다.

이번 대회서 이민성호가 보인 부진과 기대에 못 미친 경기력 때문에 승부차기 상황도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

승부차기를 못 막은 골키퍼에 욕을 하고, 그로 인해 젊은 골키퍼가 SNS에 사과문을 올리고, 그 때문에 또 다른 잡음이 생긴 일련의 과정은 낭비다. 황재윤도 코치진도 이민성 감독도 이렇게 질타받을 잘못을 한 건 아니다.

이번 대회서 한국은 선수들의 에너지 부족, 골 결정력 부족, 2선에서의 창의적 움직임과 전술적 대처 등 여러 문제점을 노출했다.

베트남전만 봐도 그렇다. 적어도 체력과 피지컬은 크게 앞설 줄 알았던 베트남에 활동량과 에너지에서도 밀렸다.

또 상대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하고도 밀집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다. 상대에 패턴을 읽혔음에도 뾰족한 변화를 주지 못하는 등 팀으로서 갖는 힘이 부족했다.

그 경기는 승부차기보다 승부차기까지 간 것이 더 문제였다.

이제는 이번 대회를 통해 발견한 문제의 원인을 잘 곱씹어보고 이를 바탕으로 보완할 것들을 찾아야 한다. 황재윤 골키퍼 다이빙 상황에만 매몰되면 냉정한 복기가 어렵다.

tree@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