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얼마'로 말한다...KBO 계약 문화의 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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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2026년 1월 27일, 오후 11:00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

(MHN 유경민 기자) KBO리그의 계약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과거 프랜차이즈 스타들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에도 '충성'을 요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구단이 먼저 거액의 연봉을 제시해 선수의 가치를 인정하고 기를 살려주는 흐름이 자리 잡는 모습이다.

그 신호탄은 한화이글스였다. 한화는 지난 21일 예비 FA 노시환에 연봉 10억 원 계약을 안긴 바 있다. 노시환의 지난해 연봉은 3억 3천만 원으로, 무려 전년 대비 약 203% 인상된 금액이다. 정규시즌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32홈런 101타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의 중심을 책임진 활약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삼성 라이온즈 역시 같은 선택을 했다. 원태인에게 같은 금액을 안기며 팀 내 최고 연봉자 반열에 올렸다. 지난해 연봉은 6억 3천만 원을 받았던 원태인은 노시환에 비하면 적은 인상률이지만, 역시 58.7%라는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두 선수는 나란히 종전 8년 차 최고 연봉이었던 7억 원을 훌쩍 뛰어넘으며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한화 이글스 노시환
한화 이글스 노시환

공통점은 분명하다. 노시환과 원태인 모두 각 팀에서 데뷔해 성장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노시환은 한화의 중심 타선에 자리 잡은 상징적인 거포로 자리매김했고, 원태인 역시 삼성 마운드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선발 자원으로 팬들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이 같은 파격적인 연봉 인상은 단순한 보상이 아닌, 차기 FA 시장을 대비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된다. 두 선수가 FA 자격을 취득해 타 구단으로 이적할 경우, 원소속 구단은 최대 30억 원에 달하는 보상 부담을 안게 된다. 구단으로서는 '연봉 10억 원'을 통해 선수 잔류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장기 계약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실제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삼성 구단은 원태인과의 다년 계약을 내부적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프랜차이즈 스타는 아니지만, 오랜 기간 삼성의 상징적 선수로 활약한 강민호가 다년 FA 계약을 체결하며 그 흐름의 출발점을 찍은 바 있다.

이제 KBO리그에서 ‘충성의 대가’는 감정이 아닌 숫자로 증명되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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