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서 불펜 피칭 50구…'42세' 노경은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스포츠

뉴스1,

2026년 1월 28일, 오전 06:40

노경은.© News1 서장원 기자

"투수 쪽에서 가장 준비가 잘 된 선수다."

최근 사이판 1차 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류지현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베테랑 투수 노경은(42·SSG 랜더스)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세대교체가 진행되면서 평균 연령이 20대 초중반으로 확 낮아진 대표팀에서 최고참 노경은을 언급한 것은, 사이판 캠프에서 젊은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피칭을 했다는 의미다.

류 감독이 노경은을 콕 집어 말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노경은은 사이판 캠프에서 진행한 마지막 불펜 피칭에서 무려 50구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실전에 나서도 이상하지 않을 몸 상태를 사이판에서 완성한 것이다.

노경은은 이에 대해 "늘 하던 대로 했다. 남들보다 몸을 빨리 만드는 편인데, 감독님께서 그걸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눈치 보지 않고 제 스타일대로 준비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판 캠프를 다녀온 대표팀 선수들은 저마다 '신의 한 수'였다고 입을 모았다. 날씨가 따뜻한 사이판에서 일찌감치 몸을 만든 것이 시즌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지난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훈련한 미국 애리조나에서 이상기후 때문에 제대로 몸을 만들지 못한 기억이 있는 대표팀에 이번 사이판 캠프는 '대성공'이었다.

노경은은 "사이판 날씨가 너무 좋아서 공 던지기에 편했다. 페이스 올리기에도 좋았다"며 "세 번째 불펜 피칭 때는 몸도 무겁고 컨디션이 별로였는데, (실전에서는) 컨디션이 안 좋은 가운데 공을 던져야 하는 상황이 온다. 그런 상황에 대비할 겸 세 번까지 공을 던지고 왔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노경은이 사이판 전지훈련을 마치고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6.1.2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노경은은 대표팀 최고참이다. 처음 태극마크를 단 2013년 이후 13년 만에 국가대표에 승선했다. 2006년생 대표팀 막내 정우주(20·한화 이글스)와는 무려 22살 차이다.

노경은은 "대표팀엔 우리나라에서 공을 가장 잘 던지는 투수들이 모인 곳이다. 나이는 내가 제일 많지만, 배운다는 자세로 임했다. 각각 어떤 장점을 가졌는지 피칭이나 생활 습관 같은 걸 유심히 관찰했다"고 말했다.

노경은이 가장 인상적으로 본 투수는 고우석(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이다.

그는 "고우석이 운동을 정말 열심히 하더라. 몸도 좋고 힘도 좋았다. 특히 변화를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배우려는 자세가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사이판 캠프에서 후배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고 밝힌 노경은은 "나이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에 제가 먼저 말을 걸지 않는 이상 후배들도 다가오기 어려울 것이다. 저도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최종 엔트리에 승선한다면 친해지기 위해 제가 먼저 다가가서 장난도 치고 해야 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노경은은 SSG의 1군 캠프가 진행 중인 미국 플로리다가 아닌 2차 캠프지인 일본 미야자키로 향했다. 미야자키에서 훈련한 뒤 추후 1군이 일본으로 건너오면 2차 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14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SSG 노경은이 6회말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5.10.1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그는 "또 미국으로 가면 이동 시간이나 시차 문제도 있어서, 감독님께서 특별히 배려해 주셨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예년과 다른 루틴으로 이른 시점에 몸을 만드는 것이 정규 시즌에 부담이 될 법도 하지만, 노경은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원래 페이스를 일찍 끌어올리고 유지하면서 상황에 따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조절한다. 미리 만들어 놓는 게 마음이 편하다. 정규 시즌을 생각하면 좋은 컨디션에서 개막을 맞이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에게는 더 좋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superpow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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