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에 뽑힌 게 축복이었다" MVP 출신이 26세에 방출, 반짝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FA 삼수 끝에 FA 대박

스포츠

OSEN,

2026년 1월 30일, 오전 12:32

[사진] 뉴욕 양키스 코디 벨린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객원기자] FA 삼수 끝에 마침내 장기 계약을 따냈다. MVP 출신이지만 급격한 추락 속에 26세에 방출된 아픔을 딛고 이뤄낸 계약이다. 

뉴욕 양키스는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FA 외야수 겸 1루수 코디 벨린저(30)와 5년 1억6250만 달러 FA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당초 6~7년 계약을 원한 벨린저는 기대만큼은 아니어도 좋은 대우를 받았다. 전 구단 상대 트레이드 거부권과 함께 2027~2028년 시즌 후 옵트 아웃으로 FA가 될 수 있는 조건까지 붙였다. 

29일 화상 인터뷰로 뉴욕 취재진과 만난 벨린저는 “이 위치에 오기 위해 평생을 노력해왔다. FA 과정을 즐기려 했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다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 미래를 어디에서 보고 싶은지 고려해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벨린저에겐 굴곡이 심한 여정이었다. 2017년 다저스에서 39홈런을 치며 내셔널리그(NL) 신인상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벨린저는 2019년 47홈런 OPS 1.035를 폭발하며 MVP까지 차지했다. 3년 만에 일궈낸 위업으로 당시 그의 나이 23세에 불과했다. 클레이튼 커쇼와 함께 다저스의 투타 간판으로 대우받았고, 앞날도 창창해 보였다. 

그러나 2020년부터 크고 작은 부상과 타격 메커니즘 붕괴로 급격하게 추락했다. 2021년 타율 1할대(.165)로 바닥을 쳤고, 2022년에도 눈에 띄는 반등이 없자 다저스는 논텐더로 풀었다. MVP 출신 선수가 불과 26세의 나이에 방출된 것이다. 연봉 조정 마지막 해로 고액 연봉이 유력한 벨린저를 과감하게 포기했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반등 가능성을 낮게 봤다. 

다저스에서 방출된 뒤 다년 계약 제안도 있었지만 시카고 컵스와 1년 계약(1750만 달러)을 택한 벨린저는 반등을 이루며 NL 올해의 재기상을 받았다. 부푼 꿈을 안고 FA 시장에 나왔지만 1년 반짝이라는 혹평 속에 찬바람을 맞았다. 3년 8000만 달러에 컵스와 재계약하며 2년 연속 옵트 아웃을 넣었다. 사실상 FA 재수였지만 2024년 애매한 성적을 FA 삼수에 나섰다. 

[사진] 뉴욕 양키스 코디 벨린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컵스는 옵트 아웃을 하지 않은 벨린저를 양키스로 트레이드했다. 벨린전에겐 좋은 기회였다. 타자 친화적인 양키스타디움을 홈으로 쓰며 152경기 타율 2할7푼2리(588타수 160안타) 29홈런 98타점 OPS .813으로 활약했다. 외야 3개 포지션을 넘나들며 높은 수비 기여도를 보였고, MVP 시절(8.7) 이후 최고 WAR(5.1)을 쌓았다. 

이번에는 옵트 아웃을 행사하며 FA 시장에 나왔고, 당초 기대한 7년 계약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성공적인 계약이었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에게 양키스에 남고 싶다는 뜻을 전했는데 그게 이뤄져 더 좋다. 벨린저는 “양키스에서 보낸 시간이 정말 좋았다. 특별한 팀이었고, 훌륭한 팀워크를 가졌다. 뉴욕에서 뛰는 것도, 야구장도 사랑한다. 그 점을 보라스에게도 분명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양키스는 늘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지만 2009년 이후 지난해까지 17년째 무관이다. 양키스가 우승하려면 2년 연속 정사에 등극한 다저스를 넘어야 한다. 다저스는 올 겨울 최고 마무리투수 에드윈 디아즈, FA 최대어 외야수 카일 터커를 영입하며 전력을 더 끌어올렸다. 최근 몇 년째 슈퍼스타들을 싹쓸이하는 다저스를 두고 ‘야구를 망치는 팀’이라는 원색적인 비난도 나온다. 

[사진] LA 다저스 시절 코디 벨린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날 벨린저도 다저스의 올 겨울 행보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다저스에 지명된 게 내게 축복이었다. 오랫동안 내가 알고 있던 유일한 구단이었고, 그 구단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던 게 정말 큰 축복이었다. 다저스는 선수들을 잘 대우하고, 육성에 능하며 모든 일을 잘 해낸다. 최고 전력을 필드에 내놓고 있다”며 방출로 이별했지만 자신을 뽑아주고 키워준 다저스에 먼저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벨린저는 “다저스의 경쟁자로서 말하자면 야구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다저스와 만나면 이길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야구는 가장 예측 불가능한 게임이라는 점에서 아름답다. 우리 자신을 믿고 싸워야 한다. 양키스가 그걸 해낼 수 있는 팀이라 정말 마음에 든다”고 자신했다. 

이제는 양키스를 위해 남은 커리어를 바칠 기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 대표팀 출전도 거절했다. 벨린저는 “WBC도 언젠가 꼭 참가하고 싶지만 올해는 아니다. 지금은 양키스에서 당장의 과제에 집중하고 싶다. (구단주) 스타인브레너 가문과 양키스 구단을 위해 우승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WBC 대신 양키스 먼저라고 강조했다. /waw@osen.co.kr

[사진] 뉴욕 양키스 코디 벨린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