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얼음 위에서만 펼쳐지는 동계 올림픽에서 육상과 사이클, 배구가 열리는 모습을 보게 될까.
쉽게 상상이 안 되지만, 조만간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동·하계 올림픽 종목의 연계를 위해 규정 완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AP통신은 1일(한국시간) IOC가 올림픽 헌장 개정 논의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IOC와 올림픽 경기가 운영되는 방식을 규정한 올림픽 헌장 제6조 2항에는 '눈이나 얼음 위에서 행해지는 스포츠만이 동계 스포츠로 간주한다'라고 적혀 있다.
동계 올림픽에 포함돼 있는 종목들도 헌장 내용에 따라 하계 올림픽과 철저히 구분됐다.
그러나 오랜 기간 이어진 이 원칙이 깨질 조짐이 보인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이 추진 중인 '미래를 위한 준비(Fit For The Futur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헌장 개정이 논의되면서다.
그는 "명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프로그램에 스포츠 종목을 추가하거나 제외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면서 "전통적인 여름 또는 겨울 스포츠 종목들이 서로 연계될 수 있다는 제안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IOC가 헌장을 개정하면서까지 동계 올림픽 종목의 확산을 꾀하는 이유는 하계 올림픽과 비교해 종목 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달 초 개막하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는 116개의 메달 종목이 있지만,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하계 올림픽에는 메달 종목만 350개에 달한다.
IOC는 이들 간의 격차를 줄여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수익 측면에서도 확장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동계 올림픽 진출을 원하는 종목은 육상과 사이클이다.
육상의 '크로스컨트리 달리기'와 사이클의 '사이클로크로스'는 모두 진흙탕에서 치러지는 종목이다.
세계육상연맹 회장인 세바스찬 코와 국제사이클연맹(UCI) 회장인 다비드 라파르티앙은 두 종목을 2030년 알프스 동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제안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13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김 선수는 국제배구연맹(FIVB)과 유럽배구연맹(CEV)이 평창군 대관령면에 위치한 오스트리아하우스(오스트리아NOC)에서 개최하는 스노발리볼(눈 쌓인 곳에서 펼쳐지는 배구 경기) 쇼케이스 행사에 오는 14일 참가하기 위해 일시 귀국했다. 2018.2.1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아울러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시범 경기를 선보인 '스노 발리볼'(눈 배구)과 실내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플라잉 디스크' 등도 동계 올림픽 편입 후보 종목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기존 동계 종목 연맹은 이같은 IOC의 행동에 반발심을 드러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성명을 내고 "이러한 접근 방식은 동계 올림픽을 특별하게 만드는 브랜드, 유산, 정체성을 희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제 바이애슬론 연맹의 미국 사무총장인 맥스 코브는 "만약 그 종목들이 정말 인기 있는 종목이었다면 이미 하계 올림픽에 포함되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IOC도 서두르지 않고 헌장 개정에 심사숙고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장 개정을 추진하기보다 오는 6월 집행위원회 회의를 통해 윤곽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피에르-올리비에 베케르 IOC 부위원장도 "2030년 올림픽 종목별 프로그램 확정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superpowe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