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대신 헝가리… 김민석의 세 번째 올림픽, 선택은 합법이지만 논쟁은 남았다

스포츠

OSEN,

2026년 2월 02일, 오후 11:59

[OSEN=이인환 기자] 김민석(26)은 다시 올림픽에 선다. 다만 태극마크는 없다. 헝가리 국기를 달고 나서는 세 번째 올림픽이다. 기록만 놓고 보면 이례적이다. 맥락까지 더하면 논쟁적이다.

김민석은 오는 7일(한국시간) 개막하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 헝가리 국가대표로 출전한다.

올림픽 공식 명단에 따르면 남자 1000m와 1500m에 이름을 올렸다. 헝가리 남자 롱트랙 단독 출전이다. 개인 통산 세 번째 올림픽이지만, 출발선의 의미는 이전과 다르다.

김민석의 궤적은 화려했다. 2018 평창과 2022 베이징에서 남자 1500m 동메달. 평창에선 팀 추월 은메달까지 더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중장거리의 상징이었다.

흐름은 2022년 여름 급변했다. 음주운전 사고. 징계는 중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자격정지 1년 6개월,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자격정지 2년. 사법 절차에선 벌금형이 선고됐다. 책임은 명확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징계가 끝난 뒤에도 환경은 돌아오지 않았다. 소속팀은 사라졌고, 훈련 기반은 취약했다. 김민석은 헝가리 대표팀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지도자의 제안을 받아 귀화를 선택했다.

헝가리빙상경기연맹은 2024년 7월 귀화를 공식 발표했다. 그는 “내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장기간 출전 정지 속 준비의 어려움을 이유로 들었다. 개인의 선택으로는 설명이 된다. 공적 책임의 관점에선 질문이 남는다.

경기력은 냉정하다. 2025-2026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컵 1~4차에 헝가리 대표로 출전했지만, 주종목 1500m 최고 성적은 1차 대회 9위였다. 이후엔 10위권 밖을 오갔다. 디비전 A 최하위로 내려간 적도 있다. 조던 스톨츠(미국) 등 신세대의 벽은 높아졌다.

헝가리의 롱트랙 여건 역시 녹록지 않다. 쇼트트랙과 달리 올림픽 메달의 역사도 빈약하다. 이번 출전은 결과보다 ‘참가’의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 지점이 논쟁의 핵심이다.

징계를 견디는 대신 국적을 바꿔 올림픽 출전을 택했다는 비판이 따른다. 규정 위반은 개인의 책임이고, 귀화는 합법이다. 다만 ‘대표’의 무게는 합법성만으로 정당화되지 않는다.

한국 대표로 메달을 딴 선수가 외국 국적으로 올림픽에 나서는 사례는 드물다. 빅토르 안, 린샤오쥔이 남긴 선례는 늘 찬반을 갈랐다.

김민석의 선택도 기록으로 남는다. 성적은 빙판에서만 답을 낸다. 그러나 질문은 남는다. 그는 다시 선다.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지까지 함께. /mcadoo@osen.co.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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