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을 하는 50대 남성 김 모 씨에게 동계올림픽에 대해 묻자 그는 깜짝 놀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런데 뭐 어쩌라고. 관심 없어. 어디서 보는지도 몰라.”
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날로 줄어들고 있다.(사진=AFPBBNews)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우리나라만 봐도 대회 개막이 임박했는데 올림픽이 열린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다. 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눈에 띄게 낮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지어 우리나라는 8년 전인 2018년 강원도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을 직접 개최했다.
◇‘국가 간 경쟁의 장’ 의미 퇴색
냉정하게 봤을 때 우리나라는 동계올림픽이 하계올림픽만큼 관심을 끌기 어려운 환경이다. 축구·야구·농구·배구 등 프로스포츠를 중심으로 형성된 스포츠 소비 구조가 하계 종목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탁구, 배드민턴, 테니스 등 생활 스포츠도 하계 종목들이다.
동계 종목 중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한 종목은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정도다. 여전히 한국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시설 등 여러 제약이 뒤따르다 보니 저변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둔 이탈리아 밀라노의 두오모 성당 광장.(사진=AFPBBNews)
동계스포츠 종목 협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반짝이라도 종목에 대한 관심이 일어났는데, 지금은 그런 분위기 자체가 없다”며 “지상파 방송사 대신 종편이 중계권을 따서 노출 자체가 잘 안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 저하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동계올림픽은 구조적으로 ‘눈과 얼음이 있는 국가들의 스포츠’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은 눈을 거의 경험하지 못한 채 생활하고 있다.
스타 부재도 동계올림픽 흥행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하계올림픽은 스타 선수들을 꾸준히 배출하지만, 동계올림픽은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스타의 지속성이 약하다. 종목 특성상 선수 생명이 짧고, 종목 자체가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아 선수가 은퇴하면 관심도 함께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동계올림픽의 꽃’이라 불리는 피겨스케이팅의 경우 여자 선수는 대부분 20대 초반, 빠르면 10대 후반에 은퇴한다. 2010 밴쿠버 대회 금메달, 2014 소치 대회 은메달을 목에 건 ‘피겨퀸’ 김연아도 은퇴했을 때 나이가 겨우 24살이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근로자들이 대회 시설물을 점검하고 있다.(사진=AFPBBNews)
◇종목 구성·개최방식 등 변화 필요성
일각에선 동계올림픽의 성격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눈과 얼음 위에서 치러지는 종목만 고집하기보다 겨울 환경에서도 가능한 새로운 종목을 포함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들판이나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크로스컨트리’, 원반을 던지면서 득점을 올리는 ‘플라잉디스크’ 등이 동계올림픽 진입을 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동계올림픽이 직면한 위기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한다. 관심 저하라는 현실을 인정하고 종목 구성과 개최 방식, 중계 전략 전반에 대한 변화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존재감은 더욱 약화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스포츠 문화 콘텐츠 전문가인 김현정 박사는 “과거 올림픽 등 메가 스포츠 이벤트는 국가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큰 도구가 됐지만, 지금은 세계적으로 국가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빨리 돌려보기가 익숙해진 상황에서 긴 호흡으로 경기와 선수를 바라보고 이해해야 하는 올림픽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