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데 좀 놔주세요"... 화이트삭스, 3400만 달러 日 거포 위해 '화장실 공사' 착수

스포츠

MHN스포츠,

2026년 2월 03일, 오전 10:30

(MHN 이주환 기자) 돈보다 먼저, ‘엉덩이의 평화’가 필요했다.

새 둥지를 튼 일본인 타자가 가장 먼저 건넨 요구사항은 “클럽하우스에 비데를 설치해 달라”는 엉뚱하지만 절실한 한마디였다. 그리고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1초의 망설임도 없었다.

거물 신입생의 적응을 기술이 아닌 ‘생활 환경’부터 뜯어고쳐서라도 돕겠다는 구단의 강력한 신호다.

MLB닷컴은 3일(현지시간) "무라카미의 요청에 따라 화이트삭스 홈구장 클럽하우스에 비데가 설치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무라카미는 이번 오프시즌 화이트삭스와 2년 총액 3400만 달러(약 470억 원) 계약을 체결했다. 구단 역대 야수 최고액 계약이다. ‘모셔온 귀하신 몸’이 불편해하는 건 무엇이든 해결해주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크리스 겟츠 단장은 쿨하게 반응했다.

그는 “라커룸에 비데가 없다는 걸 알고 선수가 요청했다. 미국 야구장에선 낯선 풍경이지만, 그가 원한다면 당연히 해줘야 한다”며 즉각 수용 의사를 밝혔다.

구단은 비데뿐만 아니라 식사와 영양 관리까지 무라카미 맞춤형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선수의 고유한 루틴과 심리적 안정을 절대 흔들지 않겠다는 ‘극진한 배려’다.

무라카미는 단순한 용병이 아니다. 2022년 일본인 타자 한 시즌 최다인 56홈런을 때려내며 ‘일본의 애런 저지’로 불린 괴물이다. NPB 통산 246홈런, OPS 0.950에 최연소 트리플크라운까지 달성했다. 2023 WBC 결승전 홈런과 준결승 끝내기 2루타로 큰 경기 강점도 증명했다.

화이트삭스가 화장실 공사를 마다하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넘어야 할 산은 명확하다. 바로 ‘강속구’다. 현지 분석에 따르면 무라카미는 시속 93마일(약 150km) 이상 패스트볼 상대 타율이 0.188에 그쳤고, 홈런도 16개에 불과했다. 160km 광속구가 난무하는 메이저리그에서 ‘느린 공만 잘 치는 거포’는 살아남기 힘들다.

화이트삭스는 이 약점마저 ‘장비’로 정면 돌파할 계획이다.

훈련장에는 일본에서 보기 힘든 최첨단 투구 머신 ‘트라젝트 아크’를 설치해, 무라카미의 눈을 빅리그 속도에 강제로 적응시키겠다는 구상을 마쳤다.

최근 2년간 223패라는 굴욕을 맛본 화이트삭스에게, 무라카미는 반드시 터져야만 하는 ‘복권’이다. 큰돈을 들여 데려온 거포를 단순히 ‘영입’으로 끝내지 않겠다는 구단의 각오는 화장실에서부터 시작됐다.

비데 설치는 언뜻 보면 사소해 보이지만, 이 거대한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구단이 채운 첫 번째 단추다.
 

사진=연합뉴스, 좀비 미디어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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