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은 4일(한국시각)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무릎 ACL가 완전히 파열됐고, 뼈 타박상과 반월상연골 손상도 있다”면서도 “무릎에 부기가 없는 만큼, 보조기 도움을 받으면 일요일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국 알파인 스키 간판스타 린지 본. 사진=AFPBBNews
본은 지난달 31일 스위스 크랑몽타나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 활강 경기 도중 넘어지며 보호망에 충돌했다. 이후 병원으로 이송돼 정밀 검사를 받았다.
오는 7일 개막하는 동계 올림픽에서 본은 여자 활강, 슈퍼대회전, 신설된 팀 복합 종목에 출전할 계획이다. 여자 활강 첫 경기는 개막 이틀 뒤 열린다. 활강 공식 훈련은 6일 예정돼 있다. 본은 “모든 종목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본은 과거에도 수차례 큰 부상을 딛고 복귀한 경험이 있다. 2013년 세계선수권 슈퍼대회전 경기에서 오른쪽 무릎을 크게 다쳐 이후 재활과 재부상을 반복했다. 끝내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2019년 세계선수권을 앞두고도 부상에 시달렸지만 활강 동메달을 따냈다.
본은 “이런 상황은 처음이 아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며 “2019년보다 지금 컨디션이 더 좋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는 외측인대 없이, 정강이뼈 골절 세 군데 있는 상태에서도 메달을 땄다”며 “이건 내가 이미 겪어본 일”이라고 했다.
본은 2010 밴쿠버 올림픽 활강에서 정강이 타박상을 안고 출전해 금메달을 땄다. 당시 부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치즈를 활용한 민간요법을 썼던 일화도 있다. 그는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무릎에 부기가 없다”고 말했다.
대표팀 동료들은 본의 출전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미국 대표팀 동료인 벨라 라이트는 “린지는 정신력이 강하다.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2022년 코르티나 월드컵에서 전방십자인대(ACL)가 손상된 채 같은 코스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브리지 존슨은 “본이 못 한다는 뜻은 아니다”며 “ACL 없이도 뛰는 선수들은 생각보다 많다”고 했다.
안드레아 판체리 이탈리아 동계스포츠연맹 주치의는 “ACL 파열 상태에서도 정상급 경기력을 보인 사례는 많다”며 “본이 출전을 결정한다면 의학적으로 허용된 상태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험과 이 코스에 대한 이해도가 큰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여자 알파인 경기가 열리는 코르티나는 본이 월드컵 통산 12승을 거둔 친숙한 장소다.
올림픽에서 활강 금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보유한 본은 무릎 부상으로 은퇴를 선언했다가 오른쪽 무릎에 티타늄 임플란트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은 뒤 지난 시즌 약 6년 만에 복귀했다. 돌아오자마자 월드컵 활강에서 2승을 거두는 등 정상급 기량을 유지해왔다. 슈퍼대회전을 포함해 이번 시즌 월드컵 8경기 중 7차례 시상대에 올랐다.
한편, 본은 코르티나로 이동하는 길에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인근에 묻힌 어린 시절 코치 에리히 자일러의 묘소를 찾았다. 그는 “그가 있었다면 ‘90초면 된다. 인생에서 90초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해줬을 것”이라며 “그 말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고 옛 스승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