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이주환 기자) 이적시장에선 때로 “누굴 데려왔나”보다 “왜 그 선수를, 하필 지금 선택했나”가 구단의 방향성을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오프시즌 끝자락에서 꺼내 든 카드도 바로 그 지점에 있다. 검증된 계산이 서는 베테랑을 영입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라인업의 무게중심을 잡겠다는 의도다.
AP 통신 등 현지 매체는 4일(현지시간) "스위치히터 카를로스 산타나가 애리조나와 1년 200만 달러(약 28억 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계약 절차는 현재 신체검사만 남겨둔 상태다.
산타나는 2010년 빅리그 데뷔 후 무려 16시즌을 버텨낸 '살아있는 역사'다.
통산 2204경기에 나서 1880안타, 1136타점, OPS 0.777을 기록했고 쏘아 올린 홈런만 335개에 달한다. 전성기 대부분을 클리블랜드에서 보내며 중심 타선을 지켰고, 2019년에는 올스타에 선정됐다. 특히 2024년에는 만 38세의 나이로 1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나이를 잊은 수비력까지 입증한 바 있다.
물론 세월의 흐름은 피할 수 없었다. 지난 시즌 시카고 컵스 등을 거치며 타율 0.219, 11홈런, 54타점에 그쳐 공격 지표는 전성기보다 확연히 내려왔다.
하지만 애리조나의 계산은 명확하다. 우투수를 상대할 파빈 스미스와 짝을 이룰 '플래툰 1루수'이자, 지명타자로서의 한 방이다. 짧은 계약 기간과 명확한 역할 부여. 위험 부담은 줄이고 경험을 더하는 실리적인 선택을 한 셈이다.
배경에는 현실적인 시장 상황도 있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애리조나는 오프시즌 동안 폴 골드슈미트, 크리스티안 워커 등 '거물급 1루수'들과도 연결됐으나, 최종 선택은 ‘비싼 이름값’이 아니라 ‘저렴한 효율’이었다.
이번 영입으로 애리조나의 스토브리그는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은 "애리조나가 산타나 영입으로 전력 보강을 마쳤다"고 분석했다.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에이스 잭 갤런(Zac Gallen)의 잔류 여부가 변수지만, 구단 재정상 그를 붙잡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결국 산타나 영입은 '대박'을 노리는 도박이 아니라, 팀의 빈틈을 메우는 '정밀한 조각'이다. 불혹을 바라보는 335홈런 타자에게서, 애리조나는 화려한 장식보다 냉철한 운영의 묘수를 읽어냈다.
사진=밀워키 구단 홍보팀, 연합뉴스, 피츠버그 구단 홍보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