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상학 객원기자]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35)의 파란만장한 야구 인생이 이렇게 끝나는 것일까. 아내와 함께 법정에 나서며 미소를 지을 정도로 자신만만했던 푸이그의 운명이 곧 결정된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푸이그의 재판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사법 방해 및 허위 진술 혐의로 기소된 푸이그는 11일간 진행된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했고, 변호인단이 4일 변론을 마무리했지만 주장에 허점이 드러났다. 거정 정황이 나오면서 실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놓였다.
푸이그는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한 뒤였던 2022년 1월28일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연방 수사관들로부터 화상으로 조사를 받았다. 수사관들이 전 마이너리그 투수 웨인 닉스의 불법 도박 사업 공모 및 허위 세금 신고서 제출 혐의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푸이그도 걸렸다. 푸이그는 2019년 신시내티 레즈,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 닉스가 운영하는 업체를 통해 수백 차례에 걸쳐 야구가 아닌 스포츠 도박을 했다.
도박 사실을 부인하던 푸이그는 2022년 8월 유죄를 인정하고, 최소 5만5000달러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벌금으로 끝낼 수 있었지만 푸이그는 돌연 이를 철회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나섰다. “내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 내가 저지르지 않은 범죄를 유죄로 인정하기로 한 것은 절대 해선 안 될 일이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OSEN=피츠버그(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최규한 기자] 신시내티 시절 야시엘 푸이그. /dreamer@osen.co.kr](https://file.osen.co.kr/article/2026/02/04/202602041742772080_69834533e7a1b.jpg)
그로부터 3년의 시간이 흘러 마침내 재판이 마무리 단계까지 왔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푸이그 측 변호인단은 푸이그가 연방 수사관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려 했고, 자신의 능력 범위 내에서 질문에 답변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쿠바 출신으로 영어가 서툰 푸이그의 언어 장벽과 인지적 문제로 수사관들의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근거를 댔다.
변호인단은 푸이그가 에이전트였던 대니 호위츠와 다른 스포츠 베팅 웹사이트에 대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도 증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 메시지가 증거로 인정받으려면 호위츠의 증언이 필요하다. 호위츠 측 변호인이 이를 인정하는 서면 진술서를 제출하겠다고 했지만 연방 판사 돌리 M. 지는 호위츠가 법정에 나와 증언하라고 명령했다. 몇 주째 소환장을 회피해 법정 모독죄 위기에 놓인 호위츠가 5일 증인으로 나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푸이그의 전직 변호사도 4일 증언에 나섰다. 2021~2022년 푸이그의 대리인이었던 스티븐 제블랭은 “푸이그가 중개인 도니 카도카와를 통해 베팅했다는 걸 인정했다”고 밝히며 연방 수사관들이 푸이그가 카도카와를 야구를 통해서만 알게 된 사이라고 거짓말했다고 밝힌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이어 제블랭은 수사관들이 조사 중 푸이그의 답변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푸이그의 스페인어 방언이 통역사가 알고 있는 것과 달라서 통역사가 역할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증언했다.
![[OSEN=최규한 기자] 키움 시절 야시엘 푸이그. 2025.05.05 / dreamer@osen.co.kr](https://file.osen.co.kr/article/2026/02/04/202602041742772080_6983453488e64.jpg)
이에 검찰 측은 기다렸다는 듯 반박했다. 마이클 모스 검사는 반대신문에서 푸이그가 비교적 유창한 영어로 해당 조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음성 녹음을 재생했다. 녹취록에서 푸이그는 자신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언급하며 수사관들에게 카도카와를 “야구를 통해서만 알았다 했다”고 말한 점도 확인됐다. 변호인단의 주장과 다르게 수사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한 것으로 드러난 정황이었다.
검찰은 푸이그의 정신적 능력에 문제가 없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문가도 증인으로 불렀다. 과거 푸이그를 검사했던 신경심리학 박사 마르셀 폰톤은 푸이그가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앓고 있다는 변호인단 측 전문가의 의견에 동의했지만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았다.
나아가 푼톤은 푸이그의 인지 능력이 변호인단이 주장하는 것보다 더 탄탄하고, 자신의 개인적인 이력과 관련된 질문을 충분히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증언했다. 푸이그 측 변호인단이 쿠바 탈출이라는 고통스러운 경험이 있는 푸이그에게 PTSD 진단을 내리지 않은 이유를 묻자 푼톤은 “검사 기간 PTSD를 나타내는 특정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고 답했다.
![[OSEN=로스앤젤레스(美 캘리포니아주) 최규한 기자] 7회말 1사 2, 3루 상황 다저스 푸이그가 대타로 나서 역전 스리런포를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dreamer@osen.co.kr](https://file.osen.co.kr/article/2026/02/04/202602041742772080_698345353e00f.jpg)
이날 재판은 푸이그의 사법 방해 혐의를 기각해 달라는 변호인단의 신청을 기각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재판은 5일 오전 마무리될 예정으로 지 판사는 “이 혐의에 대한 판단은 배심원들에게 달려있다”고 밝혔다. 사법 방해 혐의는 최대 10년형, 나머지 두 건의 혐의는 각각 최대 5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 하나라도 유죄 판결이 나면 35세인 푸이그의 야구 인생은 사실상 끝장난다.
2022년 11월 사건이 처음 수면 위로 떠오른 푸이그는 법적 리스크로 인해 키움과 재계약에 실패했고, 메이저리그 복귀도 불가능했다.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멕시코 등 중남미를 떠돌다 지난해 키움과 다시 손을 잡았지만 40경기 만에 어깨 부상 겹쳐 5월에 방출됐다. 부상 회복 후 지난달까지 베네수엘라 윈터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고, 재판을 받기 위해 팀을 나와 LA로 떠났다.
지난달 21일 LA 다운타운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푸이그는 아내의 손을 잡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변호인단과 법정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는 등 여유 있는 모습으로 무죄를 자신했지만 재판 진행 상황을 보면 더는 웃을 수 없을 것 같다.
![[OSEN=이대선 기자] 야시엘 푸이그. 2022.11.08 /sunday@osen.co.kr](https://file.osen.co.kr/article/2026/02/04/202602041742772080_69834535d871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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