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말의 수위가 높아졌고, 맥락은 반복되고 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28)가 올여름 토트넘 홋스퍼와의 결별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아르헨티나 ‘TYC 스포츠’의 가스톤 에둘 기자는 지난 4일(한국시간) SNS를 통해 “로메로는 스페인 라리가와 또 다른 한 리그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이적시장에서도 여러 구단의 관심을 받았고, 공식 오퍼 직전까지 간 적이 있다. 그는 다가오는 6월 이적시장에서 토트넘을 떠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에둘 기자는 단순한 전언자가 아니다.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영향력 있는 기자로 꼽히며, 로메로와 개인적 친분도 두텁다. 로메로는 그의 SNS를 직접 팔로우하고 게시글을 공유해 왔다. 가벼운 소문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다.
로메로는 토트넘 수비의 핵심이다. 아탈란타 시절부터 강렬한 대인 방어와 공격적인 전진 수비로 이름을 알렸고, 2021년 토트넘 합류 이후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다혈질 성향과 잔부상이라는 약점이 있지만, 적극성과 영향력만큼은 프리미어리그 정상급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도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 중이며, 이번 시즌부터는 주장 완장까지 차고 팀을 이끌고 있다.
아이러니는 여기서 시작된다. 로메로는 불과 반년 전만 해도 ‘충성’을 택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설이 뜨거웠고,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강하게 원했다. 로메로 역시 라리가 도전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유로파리그 우승 이후 토트넘 잔류를 결정했고, 지난해 여름 2029년까지 4년 재계약에 사인했다.
손흥민이 10년 만에 팀을 떠난 직후, 새 사령탑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로메로에게 완장을 맡겼다. 부주장으로 손흥민을 보좌해온 흐름을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그러나 관계의 균열은 이미 깊어져 있었다. 로메로는 이전부터 구단 의료진과 보드진을 향한 불신을 드러내 왔다. 프랭크 감독 부임 직후에도 “항상 존재했고 앞으로도 존재할 수많은 장애물에도 불구하고”라며 엔지 포스테코글루 전 감독을 공개적으로 추켜세워 뒷말을 낳았다.
2025-2026시즌 들어서는 표현이 더 거칠어졌다. 약 한 달 전 그는 “구단 관계자들이 일이 잘 풀릴 때만 나타나 거짓말을 한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프랭크 감독은 로메로와의 면담을 통해 사안을 내부적으로 정리하겠다고 밝혔고, 로메로는 이후 ‘거짓말’이라는 단어를 삭제했다. 당시 프랭크 감독은 “실수는 할 수 있지만 같은 실수를 두 번 해서는 안 된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폭탄 발언은 멈추지 않았다. 최근 맨체스터 시티전 2-2 무승부 직후 로메로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팀을 돕고 싶었다. 가용 자원이 11명뿐인 믿기 힘든 현실이었다.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적었다.
징계를 감수한 직설이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토트넘은 코너 갤러거와 2006년생 레프트백 소우자 영입에 그쳤다. 부상 병동이 된 스쿼드 현실과 대비되는 소극적 행보였다.
결국 재계약 후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이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계약 기간은 충분히 남아 있지만, 주장 스스로가 공개적으로 방향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에서 내부 리더십의 균열은 피하기 어렵다. 토트넘이 여름에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완장의 향방도 함께 흔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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