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이주환 기자) 2500억짜리 스타가 떠난 자리를 바로 뒷번호였던 '미완의 재능'이 채우는, 기묘한 운명의 장난이 보스턴에서 벌어졌다.
미국 현지 매체 '매스라이브'의 크리스 코티요는 5일(현지시간) 보스턴 레드삭스가 내야 유틸리티 자원 브랜든 로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최근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를 영입하며 내야 틈새를 메운 보스턴이 로저스까지 품으며 뎁스(Depth) 강화에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이번 영입이 눈길을 끄는 건 단순한 전력 보강 때문이 아니다. 떠난 자와 들어온 자의 묘한 인연 때문이다.
보스턴은 지난 시즌 3루를 책임졌던 알렉스 브레그먼을 시카고 컵스로 떠나보냈다. 브레그먼의 몸값은 5년 1억 7,500만 달러, 한화로 약 2,573억 원에 달하는 매머드급 계약이었다.
공교롭게도 그 자리에 들어온 로저스는 브레그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2015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당시, 브레그먼은 전체 2순위로, 로저스는 바로 다음인 전체 3순위로 지명됐다. 당시만 해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던 특급 유망주들이었으나 10년이 지난 지금 한 명은 2500억 원의 사나이가 되어 팀을 떠났고, 다른 한 명은 마이너 계약으로 그 팀의 문을 두드리는 처지가 됐다.
로저스는 2루와 유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자원이다. 2019년 빅리그에 데뷔해 7시즌 통산 495경기를 뛰며 타율 0.261, 47홈런, 208타점, OPS 0.714를 기록했다.
잠재력만큼은 인정받았으나 터질 듯 터지지 않는 아쉬움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특히 지난 시즌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는 타율 0.191, OPS 0.544로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전체 2번'이 떠난 자리에 들어선 '전체 3번'. 순번은 한 끝 차이였지만, 그들이 걸어온 길과 현재의 대우는 천지 차이다.
로저스가 보스턴에서 재기에 성공하며 10년 전 드래프트 동기의 그림자를 조금이라도 지워낼 수 있을지, 팬들의 시선이 쏠린다.
사진=보스턴 레드삭스, 콜로라도 로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