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질롱(호주), 이후광 기자] 박찬호 영입전에서 쓴맛을 봤지만, 아쉬움은 없다.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를 통해 향후 10년을 책임질 유격수 유망주를 발굴했기 때문이다.
주전 유격수 영입이 절실했던 KT 위즈는 스토브리그에서 박찬호 영입전에 뛰어들었지만, 두산 베어스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두산에 버금가는 조건을 제시하고도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하며 주전 유격수 발굴이라는 고민을 안고 호주 질롱 스프링캠프로 향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스프링캠프 출국에 앞서 “야수 쪽은 유격수가 고민이다. 캠프 시작도 전에 누구를 딱 주전으로 꼽을 수 없다”라고 우려의 시선을 드러냈다.
그런데 스프링캠프에서 단시간에 고민을 지운 선수가 있었으니 유신고를 나와 202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6순위 지명된 신인 이강민(19)이다. 작년 마무리캠프에서 이강철 감독은 이강민을 향해 “야수가 야수 같다”라는 강렬한 첫인상을 전했다. 이에 힘입어 1군 스프링캠프에서 데뷔 시즌을 준비하게 됐는데 성실한 훈련 태도와 19세답지 않은 수비 능력을 앞세워 권동진, 장준원 등 유격수 선배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질롱에서 “이강민은 기본적인 수비가 된다. 수비가 되면 경기에 나갈 수 있다. 처음 프로에 들어와서 저 정도 하는 게 쉽지 않다”라며 “요즘 선수들은 맨날 방망이만 들고 있는데 이강민은 야간에 호텔 앞 공터에서 공으로 벽치기를 하며 수비 연습을 따로 한다고 들었다. 처음에 거짓말인 줄 알았지만, 수비코치가 진짜라고 했다. 잘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이강민의 또 다른 강점은 올바른 인성. 아직 KT와 함께한지 3주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말투와 생활 습관에서 바름이 느껴진다. 이강철 감독은 “들어보니 이강민이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하더라. 말도 예쁘게 한다”라며 “이강민 어머니가 초등학교 교감선생님이다. 그래서 그런지 가정교육을 잘 받은 느낌이 난다. 긴장되는데 그 긴장을 이겨내 보겠다고 말하는 걸 보고 멘털 또한 강해보였다”라고 칭찬했다.

이강민의 등번호는 KT의 상징이기도 한 박경수 코치의 현역 시절 배번인 ‘6’이다. 이강민의 잠재력을 알아본 박경수 코치가 제자에게 먼저 6번을 새길 것을 제안했고, 이강민이 이를 흔쾌히 수락하면서 6번의 새 주인이 탄생했다. 이강민의 등번호 ‘6’은 KT 구단의 그를 향한 남다른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질롱에서 만난 이강민은 “수비에서 잔 실수를 최대한 줄이고 싶다. 박기혁 코치님이 칭찬을 잘 안 하시는 스타일인데 코치님 입에서 ‘수비가 좋아졌다’는 말이 나올 수 있게끔 수비를 완벽하게 하겠다”라며 “당장 1군에서 어떻게 잘하겠다는 각오를 남기기보다 많은 걸 배우면서 미래를 기약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데뷔 시즌 많은 걸 경험해보는 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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