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후광 기자] 지난해 9위 충격이 정말 컸던 걸까. 프로야구 명가 재건을 노리는 두산 베어스가 점심시간까지 반납하며 타 팀 전력 분석에 여념이 없다.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 현장에 있는 두산 관계자는 8일 “선수들이 점심식사 중 휴대전화를 보거나 사담을 나누는 대신 텔레비전을 통해 타 구단 선수들의 영상 자료를 매일 같이 확인한다”라며 캠프 소식을 전해왔다.
두산은 지난해 전력분석파트에서 KBO리그 신규 외국인선수 13명의 경기 영상을 준비해 제공했다. 올해는 신규 외국인선수를 비롯해 기존 외국인선수, 리그 대표 국내 선수(투·타 각 5명씩) 등 세 가지 카테고리로 확장해 영상을 준비했다.
두산 관계자는 “선수들이 식사 중 영상에서 시선을 떼지 않으며, 각자 분석 및 토론을 활발히 진행한다. 단순히 영상을 보는 데 그치는 게 아닌, 자신이 상대하며 느낀 점들을 공유한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KBO리그가 낯선 외국인선수나 신인들은 영상을 통해 선수의 장단점 파악은 물론 ABS를 간접 체험하는 효과도 느낀다. 돌아온 에이스 크리스 플렉센은 “마이너리그에서 ABS를 경험했지만, 아직은 익숙하지 않다. 영상을 보니 낮게 떨어지는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주는 게 있었다. ABS 존 이해에 도움을 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두산 선수들은 자기 자신을 파악하는 시간도 갖는다. 전력분석, 데이터파트 직원 4명이 매일 선수들과 4대1 영상 분석 시간을 마련하는데 캠프에서 촬영한 영상을 토대로 선수가 느끼는 방향성과 문제의식을 확인한 뒤 데이터를 통한 소통을 진행한다. 두산 전력분석파트는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엣저트로닉 초고속 카메라 장비, 기존 트랙맨 포터블, 랩소도를 통해 선수의 장단점을 감이 아닌 데이터로 확인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선수가 느끼는 감과 데이터가 무조건 일치할 수는 없다. 전력분석은 선수가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지난해 가을부터 선수와 코칭스태프, 전력분석파트가 함께 선수별 맞춤형 플랜을 수립하고 있다. 이번 캠프에서도 그 방향성은 뚜렷하게 이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선수들의 만족도는 최상이다. 좌완투수 최승용은 “점심시간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자투리 시간인데 전력분석팀에서 세심하게 준비를 해줬다. 영상이 재생되니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눈이 가면서 익숙해지기에 큰 도움이 된다”라며 “오후 전력분석 미팅 때도 선수의 의견을 들으며 방향성을 끊임없이 소통한다. 이를 통해 약점을 파악한 뒤 훈련에서 그 부분에 신경을 쓰는 중이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내야수 박지훈은 “점심시간에 보는 영상은 올해 상대할 투수들을 예습하는 데 확실히 보탬이 된다. 나의 경험, 또 선후배들의 경험을 나누면서 토론하고 있다”라며 “오후 전력분석 미팅은 나만의 스트라이크존 설정에 도움이 됐다. 내가 생각하던 약한 코스와 데이터상으로 약한 코스에 차이가 있었다. 확실히 인지한 뒤 훈련에 임하고 있다. 전력분석파트에 감사드린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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