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한다는 애들 맞나"...대학야구에 한숨 쉰 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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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2026년 2월 10일, 오후 02:40

(MHN 유경민 기자) 前국가대표 4번 타자 이대호가 대학 야구 현장을 찾았다. 그러나 반가움보다 먼저 나온 건 냉정한 진단이었다.

지난 9일 이대호의 유튜브 채널 '이대호[RE:DAEHO]'에는 '거포를 찾아서' 청운대 특집이 공개됐다. 이날 이대호는 청운대학교 야구부를 방문해 유망주들의 훈련을 직접 지켜보며 피칭과 타격 코칭에 나섰다. 프로 선배인 정훈과 박재욱도 일일 코치로 함께했고, 이대호를 발굴했던 윤동배 감독과의 재회도 이뤄졌다.

훈련에 앞서 이대호는 대학 야구의 분위기에 대해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는 "프로와 거의 비슷한 환경인데, 프로를 가기 위해서는 마인드 셋이 필요하다"며 "웃으면서 말하고 있지만 사실 많이 참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훈도 "내가 본 게 (대학야구의)전부라면 할말이 많다"며 "나는 정말 절박하게 야구해 왔다. 거침없이 조언해주겠다"고 힘을 보탰다.

훈련이 시작되자 세 사람의 표정은 더욱 굳어졌다. 이들은 선수들의 경기 태도를 지켜보며 연신 아쉬움을 드러냈고, 박재욱은 포수들을 따로 불러 "다른 학교에서도 보기 힘든 모습이다. '의지'가 없다"며 강하게 질책했다.

이후 이대호는 윤동배 감독과 마주 앉아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윤 감독은 "솔직히 다른 대학에 비해 전력이 약하다"면서도 "그래도 의욕 하나로 창단 첫 전국대학야구선수권 8강까지 올라갔다"고 돌아봤다. 이어 "대학 야구 전체가 많이 약해진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대호를 지명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윤 감독은 “고졸이었지만 신체 조건이 완벽했다. 그때는 투수였기 때문에 이렇게 타자로 성공할 줄은 몰랐다”고 회상했다. 다만 다시 돌아가도 투수로 키울 생각은 없다고 단언했고, 이대호 역시 “야수가 맞다. 어깨 아픈 것도 싫고, 난 약했던 것 같다”며 웃음으로 받아넘겼다.

인터뷰를 마친 뒤 타격 훈련을 지켜보며 이대호의 현실적인 조언도 이어졌다. 피칭 머신의 각도를 내려달라는 선수에게는 “기계는 가만히 있는데 왜 네가 맞추지 않느냐”며 “피처 보고 직구 던지라고 하는 거냐”고 직설적인 쓴소리를 던졌다.

그러나 쓴소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대호는 3학년 내야수 장수원의 타격을 보며 “힘과 정확도가 모두 좋다”고 호평했다. 이어 “어느 학교를 나왔냐”고 묻는 특유의 농담을 건넸고, 모교인 경남고 출신이라는 답에 “어쩐지 스윙이 심상치 않더라. ‘스윙이 좋은데 왜 여기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음을 보였다. 또 외야수 양태양에 대해서도 “1학년인데도 스윙이 좋다”며 “이런 선수들이 나중에 김지찬 같은 유형으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가능성을 짚었다.

이대호의 코칭은 냉정했지만 방향은 분명했다. 현장을 향한 애정과 위기의식, 그리고 ‘프로는 준비된 자만 간다’는 메시지가 대학 야구부 훈련장에 묵직하게 남았다.

 

사진='이대호[RE:DAEHO]'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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