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금메달만 축하?…'달라진 올림픽 감수성' 모르는 정치권

스포츠

뉴스1,

2026년 2월 10일, 오후 03:12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컬링 올림픽 스타디움에 설치된 올림픽 오륜기 뒤로 설산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2026.2.5 © 뉴스1 김성진 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이 한창인 가운데, 과거와 달리 정치권의 축하 메시지가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이는 메달 획득 여부와 상관없이 선수들의 도전과 의미에 주목하는 최근 올림픽 분위기와는 다소 온도 차가 있다는 해석이다.

역대 국제종합대회에서는 우리 선수가 메달을 획득할 때마다 여야를 막론하고 축하 논평이 이어졌다. 스포츠는 정치적 대립과 무관하게 축하를 공유할 수 있는 영역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현재까지는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동계올림픽의 첫 메달인 김상겸의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은메달과 유승은 선수의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깜짝 동메달을 축하한 게 전부다. 그러나 여야 정당 차원의 공식 축하 논평은 나오지 않았다.

정치 일정과 국내 현안이 겹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국민적 관심이 쏠린 국제 무대에서 분투한 선수들에 대한 공감 메시지가 줄어든 점은 아쉽다.

실제 비인기종목 선수 특성상 생계를 위해 일용직 막노동을 하면서도 꿈을 놓지 않은 김상겸이 2014년 소치 대회부터 올림픽에 도전해 4번째 무대에서 이룬 성과는 많은 팬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고교생 유승은 역시 잇따른 발목·손목 부상을 극복하고 한국 스노보드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최근 올림픽을 둘러싼 인식 변화와도 대비된다. 이번 대회에서는 메달 색깔과 순위 못지않게 선수 개인의 서사와 도전 과정이 주목받고 있다. 설상 종목 기반이 약한 나라에서 온 선수가 최하위로 완주하고도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는가 하면, 각자의 배경과 신념을 드러내는 선수들의 목소리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이처럼 올림픽이 기록 경쟁을 넘어 다양한 이야기와 상징을 담는 무대로 확장되는데도 정치권의 메시지는 여전히 '금메달' 중심의 기존 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를테면 컬링 믹스더블의 김선영-정영석 조는 한국 선수 최초로 믹스더블 올림픽 자력 진출을 이뤄내며 종목 역사에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피겨스케이팅 아이스 댄스 대표 임해나-권예 조는 국내 유일 현역 아이스 댄스팀으로, 올림픽 출전을 위해 권예가 귀화를 선택해 주목받고 있다.

메달 집계 이상의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는 이번 올림픽에서 스포츠를 바라보는 시선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우리 정치권도 결과 중심을 넘어 선수들의 도전과 의미를 함께 조명하는 방향으로 메시지를 확장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아무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자중지란'으로 정신이 없다고 해도 말이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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