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이주환 기자) 심판의 판정에 기계가 개입하는 역사적 실험과 국경을 넘어선 별들의 전쟁이 2026년 메이저리그의 서막을 연다.
'AP통신' 등 현지 매체는 9일(미국 현지시간) 오는 21일부터 내달 25일까지 이어지는 시범경기의 관전 포인트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의 본격적인 도입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꼽았다. 이번 봄은 단순한 컨디션 점검을 넘어, 야구의 규칙과 국제적 위상이 재편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가장 먼저 맞닥뜨릴 변화는 마운드 위의 판정 혁명이다. MLB는 올 시즌부터 심판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챌린지 시스템' 형태의 ABS를 운영한다. 모든 공을 기계가 판정하는 한국 KBO리그와 달리, MLB는 결정적인 순간에 기계의 힘을 빌리는 방식을 택했다.
지난해 시범 운영 결과는 현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총 1,182차례의 챌린지 중 무려 52.2%가 판정 번복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심판 판정의 절반 이상이 기계의 눈과 달랐다는 데이터는 현장 감독들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포수 출신인 A.J. 힌치 디트로이트 감독은 "시범경기 때는 실패해도 불이익이 없지만, 정규시즌 승부처에서 챌린지 기회를 날리는 대가는 가혹할 것"이라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이제 벤치는 단순히 사인을 내는 곳을 넘어, 0.1초 찰나의 순간에 '기계의 확신'을 읽어내야 하는 고도의 심리전장으로 변모하게 됐다.
그라운드 밖의 열기는 오는 3월 5일 개막하는 WBC가 책임진다. 이번 대회에는 78명의 올스타를 포함해 무려 306명의 프로 선수가 출전하며 역대급 '별들의 전쟁'을 예고했다.
2023년 결승에서 미국을 꺾고 정상에 올랐던 일본은 오타니 쇼헤이(다저스)를 앞세워 대회 2연패를 노린다. 오타니는 이번 대회에 타자로만 집중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는 미국은 주장 애런 저지(양키스)를 필두로 "사명감을 갖고 우승을 탈환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구장 환경과 행정적 변화도 눈에 띈다. 허리케인 피해로 신음했던 탬파베이의 트로피카나 필드는 복구를 마치고 다시 문을 연다.
다만 화려한 축제의 이면에는 긴장감도 흐른다. 오는 12월 노사 단체협약(CBA) 만료를 앞두고 샐러리캡 도입 등 민감한 사안이 산적해 있어, 시즌 종료 후 직장폐쇄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설렘과 긴장이 교차하는 2026년의 봄, 메이저리그의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진=MLB닷컴, 연합뉴스, MHN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