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1000% 확신했지만, 그 믿음은 하루 만에 무너졌다. 자신이 토트넘 홋스퍼에 적임자라고 외쳤던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경질됐다.
토트넘은 11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클럽은 남자팀 감독 교체를 결정했으며, 프랭크 감독은 오늘부로 사임한다. 그는 2025년 6월 부임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우리는 프랭크가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성적과 선수들의 경기력 부진으로 인해 이사회는 시즌 중 이 시점에서 감독 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며 "프랭크 감독은 재임 기간 동안 변함없는 헌신으로 구단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의 공헌에 감사드리며, 앞으로의 성공을 기원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1년도 채우지 못하고 토트넘을 떠나게 된 프랭크 감독이다. 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브렌트포드를 떠나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지만, 첫 빅클럽에서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경질당하고 말았다.

토트넘은 프랭크 감독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우승했음에도 프리미어리그 17위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이유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해고했다. 그리고 브렌트포드의 돌풍을 이끈 프랭크 감독을 데려오며 리빌딩에 나섰다.
하지만 토트넘은 이적시장 계획부터 꼬였다. 모건 깁스화이트와 사비뉴 등 핵심 타깃으로 삼은 선수들을 연달아 놓쳤고, 손흥민을 떠나보낸 왼쪽 날개 자리도 보강하지 못했다.
이는 최악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토트넘은 프랭크 감독 밑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직행에는 성공했지만, 현재 리그 16위(승점 29점)에 머물러 있다. 같은 라운드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포스테코글루 감독 시절보다 리그 성적이 나쁘다. FA컵과 카라바오컵에서도 일찌감치 탈락했다.
무엇보다 홈에서 약해도 너무 약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안방에서 치른 프리미어리그 13경기에서 2승 4무 7패를 거뒀다. 승률은 고작 15.4%.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은 무기력한 패배와 형편없는 경기력, 재미없는 내용에 지친 홈 팬들의 야유로 가득 찬 지 오래였다. 뉴캐슬전이 끝난 뒤에도 "넌 내일 아침 경질될 거야"라는 챈트가 울려 퍼졌다.

결국 토트넘 보드진도 칼을 빼 들었다. 토트넘은 뉴캐슬에 1-2로 패하며 2026년 리그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하는 부진을 이어갔다. 최근 8경기 성적은 4무 4패다.
이제는 진지하게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위치다. 어느덧 토트넘은 18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8점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프랭크 감독은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인생의 모든 일과 마찬가지로 침착함을 유지하고, 계속 나아가야 한다"라며 애써 덤덤하게 말했으나 그에게 더 이상 기회는 없었다.
사실 프랭크 감독은 자신의 경질을 예상치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다가오는 아스날전에서 경기를 지휘할 수 있을지 묻는 말에 "그럴 거라고 확신한다. 질문을 이해하고, 모든 책임이 내게 향하기 쉽다는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이건 감독이나 구단주, 선수, 스태프 누구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모두의 문제"라고 답했다.
또한 프랭크 감독은 자신이 토트넘 감독직의 적임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1000% 확신한다. 동시에 이런 상황, 11~12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상황을 예상하지는 못했다. 무언가를 구축하고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엄청난 회복력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프랭크 감독은 경질됐다. 그는 토트넘과 3년 계약을 맺으며 2028년 6월까지 팀을 이끌 예정이었지만, 약 8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토트넘을 덮친 대규모 부상 악재도 프랭크 감독을 벼랑으로 내몰았다. 현재 토트넘은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셉스키, 케빈 단소, 벤 데이비스, 로드리고 벤탄쿠르, 페드로 포로, 모하메드 쿠두스, 루카스 베리발, 히샬리송, 데스티니 우도기, 윌손 오도베르가 부상으로 이탈 중이다. 게다가 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도 퇴장 징계로 빠져 있다.
하지만 토트넘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미드필더 코너 갤러거와 풀백 유망주 소우자를 영입하는 데 그쳤고, 결국 프랭크 감독은 반등을 만들지 못한 채 쫓겨났다.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토트넘 내부에서 여전히 프랭크 감독을 지지하는 의견도 있었으나 팬들의 분노를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한편 토트넘의 차기 감독으로는 최근 마르세유와 계약을 해지한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 토트넘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미국 대표팀 감독, 마르코 실바 풀럼 감독, 안도니 이라올라 본머스 감독,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그 누가 와도 토트넘의 감독 잔혹사를 끊긴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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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카이 스포츠, 프리미어리그 소셜 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