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김길리(25)와 충돌했던 미국 국가대표 쇼트트랙 코린 스토더드(25)가 공개 사과했다.
스토더드는 11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어제 경기력에 대해 팀 동료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드리고 싶다. 내 사고로 영향을 받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스토더드는 "어제 일어난 일은 절대 내 의도가 아니었다. 나 역시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어제 내 몸 상태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토요일 1000m 경기까지 훈련을 통해 원인을 찾아내겠다. 그때는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코린 스토더드의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라고 다짐했다.
끝으로 그는 "어제 경기력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어서, 앞으로 경기에 집중하고자 인스타그램 활동은 잠시 중단하려고 한다. 날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부디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내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가 올림픽에 온 목적을 이루기 위해 계속해서 경기에 임하고 싶다"라며 한동안 소셜 미디어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스토더드는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 2조 경기에서 레이스 도중 균형을 잃고 미끄러졌고, 뒤따라오던 김길리를 덮치고 말았다.
그 결과 미국 대표팀과 한국 대표팀 모두 결선 진출이 좌절됐다. 김길리는 충돌 여파로 펜스에 강하게 부딪혔지만, 쓰러진 상황에서도 손을 뻗어 최민정과 터치하며 레이스를 이어갔다. 하지만 한국은 3위(2분46초57)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상위 2개 팀 안에 들지 못했고, 메달 획득 기회를 놓쳤다.
김민정 대표팀 코치는 레이스가 끝나자마자 손에 100달러 지폐를 쥐고 심판진에게 달려가 어드밴스를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심판은 김길리가 3위였다고 판단, 결선 진출권에 해당하는 1·2위가 아니었기 때문에 구제할 수 없다며 항의 접수 자체를 거절했다. 다소 억울하게 파이널B로 향한 한국은 네덜란드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최종 6위를 차지했다.
한국으로선 말 그대로 피할 수 없는 돌발 사고였다. 최민정, 김길리, 임종언, 황대헌으로 꾸려진 대표팀은 준준결승을 가볍게 통과하며 메달 기대감을 높이고 있었기에 더욱 아쉬운 탈락이었다. 경기 후 최민정은 울먹이며 "개인 종목과 남자 계주, 여자 계주에선 보완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다짐했다.

사고의 장본인인 스토더드도 고개를 떨궜다. 그는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꾸준히 시상대에 오르고, 2024-2025시즌 국제대회 개인전 금메달도 목에 건 실력자다. 2025-2026시즌엔 종합 랭킹 2위로 월드 투어를 마치기도 했다.
하지만 스토더드는 이번 대회에서 하루에 세 차례나 넘어지고 말았다. 그는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뿐만 아니라 같은 종목 준준결승과 여자 500m 개인전 예선에도 중심을 잃고 미끄러졌다. 한국 앞에서만 두 차례 엉덩방아를 찧었고, 이는 결국 한국 대표팀의 발목을 잡게 됐다.
미국 대표팀에도 실망을 안긴 스토더드. 그는 경기장 얼음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스토더드는 미국 'NBC'와 인터뷰에서 "지금 이 빙질은 쇼트트랙에 최적은 아니다. 거의 피겨스케이팅용 얼음 같다"라고 아쉬워했다.
이후 스토더드는 'JTBC' 해설위원으로 밀라노 현지를 찾은 전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곽윤기와 우연히 만난 영상 속에서도 "지금 링크장이 피겨 얼음이다. 쇼트트랙을 위해 만들어진 얼음판은 아니다. 너무 부드럽다. 모두가 다 어려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심판 판정에 관해선 "어차피 나는 떨어졌기 때문에 그냥 아무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스토더드의 소셜 미디어도 아수라장이 됐다. 일부 한국 팬들이 그의 소셜 미디어를 찾아가 비난 댓글을 쏟아낸 것. 효자 종목 쇼트트랙의 메달을 염원했던 팬들의 분노는 엄청났다.
"한국인에게 무릎 꿇고 빌어라", "스케이트 접어라", "부끄럽지도 않냐", "다른 나라에 피해는 끼치지 마라" 등의 악플이 난무했다. 이를 의식한 듯 스토더드는 이내 게시글의 댓글 기능을 차단했다. 그의 최근 게시글들은 모두 댓글 작성이 막힌 상태다.
결국 스토더드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미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팬들을 위한 사과문까지 게시했다. 김길리와 한국 대표팀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자신에게 영향받은 선수들에게도 미안하다고 전했다. 지금은 모두를 위해 소셜 미디어 활동을 멈추는 게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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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토더드, 곽윤기 유튜브 채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