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이주환 기자)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포지션에 대한 도전이고, 누군가에게는 벼랑 끝 생존 게임의 시작이다. 태극마크의 무게를 짊어진 채 태평양을 건너야 하는 이들의 2026년 봄은 그 어느 때보다 짧고 뜨겁다.
11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캠프에 투수와 포수들이 모여들며 2026시즌의 서막을 알렸다. 하지만 올봄 야구팬들의 시선은 이달 말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하는 이정후와 김혜성, 그리고 예상치 못한 부상에 발목을 잡힌 코리안 빅리거들의 엇갈린 행보에 쏠리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샌프란시스코 '바람의 아들' 이정후다. 오는 15일부터 야수조 훈련에 합류하는 그는 익숙했던 중견수 자리를 해리슨 베이더에게 내주고 우익수라는 낯선 땅을 밟는다.
현지 언론은 그를 개막전 '5번 타자 우익수'로 점치며 공격력에 무게를 실었지만, 수비 범위와 송구 각도가 판이한 새 포지션에 얼마나 빠르게 녹아드느냐가 관건이다. WBC 대표팀 합류 전까지 주어지는 보름 남짓한 시간 동안 이정후는 '우익수 적응'이라는 숙제를 완수해야 한다.
LA 다저스의 김혜성에게 이번 캠프는 그야말로 '생존의 전장'이다. 오는 17일부터 완전체 훈련에 돌입하는 다저스의 호화 라인업 사이에서 김혜성의 이름은 아직 개막 선발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미겔 로하스 등 베테랑과의 2루수 주전 경쟁은 물론, 외야까지 아우르는 유틸리티 능력을 입증해야만 빅리그 생존권을 거머쥘 수 있다.
국가대표팀의 주축으로서 일본행 티켓을 거머쥐기 전, 다저스 코칭스태프에게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각인시켜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희망찬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애틀랜타의 김하성은 빙판길 사고에 따른 손가락 수술로 전반기 아웃이 확실시되며 아쉬움을 남겼고, 샌디에이고의 송성문 역시 옆구리 부상으로 캠프 초반 경쟁 대열에서 이탈했다.
여기에 올 시즌 MLB가 전격 도입하는 '챌린지형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는 한국인 타자들에게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판정의 혁명과 별들의 전쟁, 그리고 부상이라는 악재가 뒤섞인 2026년의 봄. 코리안 빅리거들의 고군분투가 이제 막 시작됐다.
사진=MHN D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