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어디 하나 부러진 줄 알았죠. 그래도 포기 안 했어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금메달리스트 최가온(세화여고)이 시상대 정상에 선 뒤 감동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획득해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최가온이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미국의 클로이 김이 금메달을 획득한 최가온의 옷매무새를 고쳐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결선은 쉽지 않았다. 1차 시기 두 번째 점프 도중 크게 넘어졌다. 워낙 심하게 굴러 떨어져 보는 이들도 부상이 걱정될 정도였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해 경기장 전체가 잠시 조용해졌을 정도다.
그래도 최가온은 다시 일어났다. 그는 중계방송사 인터뷰에서 “하도 세게 넘어져서 어디 하나 부러진 줄 알았다. 못 일어날 줄 알았다”며 “그래도 순간 힘이 돌아와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2차 시기에도 나섰지만 또 한 번 균형을 잃었다. 최가온은 “연습 때는 거의 넘어진 적이 없었는데, 긴장을 해서 그런지 실수가 연속으로 나왔다”면서 “무섭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마지막 3차 시기를 앞둔 상황은 절망에 가까웠다. 점수는 10.00점, 순위는 11위. 반면 클로이 김은 1차 시기에서 88.00점을 받아 선두를 지키고 있었다. 눈까지 내리기 시작해 코스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최악의 순간, 최가온은 최상의 반전을 만들었다. 고난도 기술 대신 완성도에 집중하며 실수 없이 연기를 마쳤다. 90.25점을 받아 극적인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며 “나를 믿고 끝까지 가자는 생각뿐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시상식에서 다리를 절뚝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최가온은 “지금 당장은 무릎이 조금 아프다”며 담담히 웃었다.
끝까지 명승부를 펼친 재미교포 클로이 김(미국)에 대한 존경심도 빠뜨리지 않았다. 최가온은 어릴적부터 올림픽 2연패를 이룬 클로이 김을 우상으로 여기고 그를 따라가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로 국제대회에서 만날 때마다 서로 반갑게 맞이해주는 친한 언니 동생 관계다.
최가온은 “시합이 시작되고 나서부터 내가 1등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는 클로이 김을 응원하고 있더라”면서 “나도 랐다. 그만큼 내가 클로이 김을 좋아하고 존경하는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두 번의 추락과 통증을 넘어선 금메달. 최가온은 “스스로를 믿은 게 주효했다”고 자신의 첫 올림픽을 정리했다. 하얀 눈밭 위에서 그는 우상을 넘어 새로운 기준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