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받아 금메달을 획득한 스노보드 최가온이 금메달을 깨물며 기뻐하고 있다. 2026.2.13 © 뉴스1 김진환 기자
'2008년생' 두 여고생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대형 사고를 쳤다. '최초의 금메달' 수확으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한국 스포츠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최가온(18·세화여고)은 1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대회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기록, 클로이 김(미국·88.00점)의 3연패를 저지하고 정상에 섰다.
1차 시기에서 크게 넘어져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던 최가온은 마지막 3차 시기에서 투혼을 발휘해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한국 설상 종목에서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한 건 1960년 스쿼밸리 대회를 통해 올림픽 무대를 처음 밟은 뒤 66년 만이다.
2018 평창 대회에서 이상호(31·넥센윈가드)가 남자 평행대회전 은메달로 설상 종목 첫 올림픽 입상을 일궜다.
2022 베이징 대회에서는 빈손으로 마무리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김상겸(37·하이원)이 8일 남자 평행대회전 은메달을 따낸 데 이어 유승은(18·세화여고)이 10일 여자 빅에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승은은 빅에어 동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설상 역사상 최초의 여성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2018 평창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빅에어에서 메달을 따낸 것도 처음이다.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유승은이 미소 짓고 있다. 2026.2.10 © 뉴스1 김성진 기자
그리고 금메달 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최가온이 여자 하프파이프 우승으로 한국 설상의 숙원을 풀었다.
스노보드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벌써 메달 3개를 수확하며 한국 선수단의 확실한 '메달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선수단도 유례없는 스노보드의 약진에 힘입어 '금메달 3개 이상, 종합 순위 10위 진입' 목표 달성에 청신호를 켰다.
한국 스노보드가 르네상스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10대 선수'의 힘찬 도약이 밑바탕이 됐다.
스노보드 10대 국가대표 선수들은 1990년대 스노보드를 즐긴 부모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스노보드를 타다가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최가온은 열정적인 '스노보드 가족'으로, 이미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화려한 기술과 공중 연기로 심판의 채점을 받는 프리스타일 계열인 빅에어,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성과를 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속도' 경쟁을 펼치는 알파인 계열의 평행대회전뿐만 아니라 프리스타일 계열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는 걸 입증했다.
스노보드 최가온이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1차전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날 최가온은 1,2차 경기에서 넘어진 후 3차 시기에 90.25점을 받아 단독 1위에 올라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2026.2.13 © 뉴스1 김진환 기자
한국 설상 인프라는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해 열악하다. 그런 상황에서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의 회장사인 롯데그룹의 투자도 더해지면서 값진 결실을 볼 수 있었다.
학창 시절 스키 선수로 활동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협회장으로 활동했고, 이후 롯데 출신 임원이 협회장을 맡으면서 지원에 힘썼다. 국제 대회 참가, 훈련 여건 개선, 장비 지원 등 선수 육성 시스템도 강화했다.
또한 신 회장은 2024년 허리를 크게 다쳐 수술받은 최가온에게 치료비 전액인 7000만 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번 대회에서는 스노보드 경기 개최지인 리비뇨에 베이스캠프를 구축하고, 전문 지원 인력을 파견하는 등 힘을 쏟았다.
스노보드 빅에어·하프파이프·슬로프스타일 국가대표 선수를 지도하는 김수철 감독은 "현재 국내 훈련 시설이 부족해 해외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 인프라가 잘 갖춰진다면 앞으로 꿈나무도 잘 커서 충분히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rok195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