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金 최가온 "부상 두려움보다 승부욕 더 강해"[올림픽]

스포츠

뉴스1,

2026년 2월 14일, 오후 08:09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최가온이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빌라 네키 캄필리오(Villa Necchi Campiglio)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금메달을 깨물고 있다. 2026.2.14 © 뉴스1 김성진 기자

"부상에 대한 두려움보다 승부욕이 더 세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고교생 스노보더' 최가온(18·세화여고)이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었다.

최가온은 14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빌라 네키 캄필리오에 위치한 코리아하우스에서 진행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올림픽 금메달을 딴 소감 등에 대해 밝혔다.

최가온은 지난 13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대회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90.25점을 기록, 클로이 김(미국·88.00점), 오노 미쓰키(일본·85.00점)을 제치고 금메달을 수확했다.

최가온은 이 금메달로 이번 대회 한국에 첫 금을 안긴 한편, 대한민국 설상 역사상 첫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최가온은 "아직도 금메달을 딴 게 꿈같고 행복하고 실감이 안 난다"면서 "일단은 이 기분을 잘 즐기고 있다"고 했다.

1차 시기에서 크게 넘어져 부상 우려가 있었음에도 출전을 강행한 것에 대해선 "여기서 포기하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 이를 악물었다"면서 "어릴 적부터 언니, 오빠와 함께 자라서 그런지 부상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승부욕이 더 센 것 같다"며 웃었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최가온이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빌라 네키 캄필리오(Villa Necchi Campiglio)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2.14 © 뉴스1 김성진 기자

다음은 최가온과의 일문일답.

-메달 딴 뒤 받은 축하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가족분들한테 메시지가 많이 왔다. 친구, 친구 부모님에게도 많은 축하를 받았다.

-이틀 지났는데 금메달 실감이 나는지.
▶아직도 꿈같고 행복하고 실감이 안 난다. 일단 잘 즐기고 있다.

-1차 시기에서 넘어진 뒤 오랜 시간 누워 있었는데 어떤 생각을 했나.
▶다시 일어나려 했는데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서 일어날 수 없었다. 의료진이 내려왔고 들것에 실려 가면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포기하면 너무 후회가 클 것 같아서 잠시 시간을 달라고 했는데 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발가락부터 조금씩 움직여보니 힘이 돌아왔고 스스로 내려왔다.

-2차 시기에서 기권을 의미하는 'DNS'(Did Not Start)가 떴다가 번복됐는데 어떤 상황이었나.
▶나는 강경하게 '기권 안 하고 무조건 뛰겠다'고 말했는데, 코치님이 걸을 수 없으니까 기권하자고 권유했다. 그런데 이 악물고 걸어보니 점점 다리가 나아져서 내 순서 직전에 철회했다.

-3차 시기에 들어가기 전엔 어떤 생각을 했나.
▶1, 2차 시기 다 넘어졌다. 특히 1차 시기 때는 심하게 넘어져 몸도 아팠다. 그래도 3차 시기를 앞두고 긴장은 안 했다. 기술 생각만 했다. 코치님은 들어가서 무릎이 아프면 포기하자고 했지만 나는 끝까지 타려고 생각했다. 다 끝난 뒤엔 눈물이 나왔다. 이렇게 눈이 오고 아픈 와중에 내 런을 성공했다는는 기쁨이었다.

-경기 후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경기 직후엔 무릎이 아팠는데 많이 좋아졌다. 올림픽 전에 다쳤던 손목은 아직 안 나아서 한국에 돌아가 체크해봐야 한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최가온이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빌라 네키 캄필리오(Villa Necchi Campiglio)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6.2.14 © 뉴스1 김성진 기자

-금메달 확정된 후 클로이 김과 포옹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클로이 언니가 경기 끝낸 뒤 내가 1등 한 걸 확인하고 꽉 안아줬다. 언니를 넘어섰다는 느낌에 행복하면서 뭉클했다. 클로이 언니가 항상 좋은 말씀 해주셨기 때문에 그때 눈물이 다시 터졌다.

-우상을 뛰어넘는 경험은 어떤 기분이었고, 어떤 의미인가.
▶경기를 시작할 때 나도 모르게 클로이 언니가 금메달 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이 엇갈렸다. 너무 존경하는 분이라, 그런 선수를 뛰어넘어 기쁘지만 서운하기도 한 그런 마음이다.

-경기 전과 경기가 끝난 뒤, 펑펑 내리는 눈에 대한 느낌이 달라졌나.
▶경기장에 입장하는 함박눈이 내리고 있어서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고 싶었다. 시상식 때는 클로이 언니와 눈이 내리는 게 예쁘다는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했다.

-금메달리스트가 되기까지 아빠를 빼놓을 수 없는데.
▶내가 선수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아빠가 일을 그만두고 나와 함께 이 길을 걸어왔다. 그 과정에서 싸우고 그만둘 뻔한 적도 많았는데, 아빠가 포기하지 않아서 내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

-큰 부상을 당한 적도 있는데, 부상에 대한 두려움 이기는 방법이 있나.
▶원래 겁이 없는 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승부욕이 겁을 이기는 것 같다. 언니 오빠랑 자라오면서 승부욕이 세졌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최가온이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빌라 네키 캄필리오(Villa Necchi Campiglio)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2.14 © 뉴스1 김성진 기자

-이번 금메달로 어린 선수들에게도 자극이 될 것 같은데 조언을 해준다면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는 즐기면서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부상 없이 잘 즐기면서 했으면 좋겠다.

-스스로는 즐기면서 스노보드를 탔나.
▶선수 생활을 하면서 처음엔 즐거운 마음이 컸는데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부담감도 생겼다. 그래도 최대한 즐기려고 했고 생각대로 된 것 같다.

-금메달 목표를 이뤘는데 향후 커리어의 목표는.
▶일단 꿈을 빨리 이뤘기 때문에 영광스럽다. 이후 목표는 멀리 잡지 않고, 당장 내일, 이렇게 짧게 보려고 한다. 더 열심히 해서 지금의 나보다 더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경기력의 측면에서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이번 올림픽 때 최고의 런(run)을 보여드린 건 아니다. 더 완벽하게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싶고, 멘탈적으로는 경기를 많이 뛰면서 긴장을 없애야겠다고 생각한다.

-이번 올림픽 전 받은 관심이 부담되지는 않았나.
▶처음에 많은 기사가 나기 시작할 땐 부담되고 부끄럽기도 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나에게 이 정도의 관심 주신다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힘을 얻었다.

-공중 기술을 할 때는 어떤 생각을 하나.
▶공중에선 다른 생각은 없고 기술 생각만 한다. 이 랜딩(착지)에서 이렇게 넘어졌으니 허리를 펴야 한다는 식이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최가온이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빌라 네키 캄필리오(Villa Necchi Campiglio)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2.14 © 뉴스1 김성진 기자

-스노보드 외 취미생활이 있나.
▶요즘은 딱히 없는데, 올림픽 전에는 스케이트보드를 즐겨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스노보드 종목이 강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노력이다. 설상 종목에 대한 관심은 많이 떨어지는 편인데, 선수들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한 것 같다.

-설상 종목 발전을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한국엔 하프파이프 경기장이 딱 하나 있는데 그조차 완벽하지 않은 파이프라 아쉽다. 일본은 여름에도 훈련할 수 있는 에어매트가 있다. 한국엔 그 시설이 없어 매년 일본에 가서 훈련한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훈련하고 싶다.

-후원 기업 등 고마운 분들에게 한 마디.
▶CJ 비비고에서 한국 음식을 많이 보내주셔서 경기 때마다 캐리어 한가득 싸가서 잘 먹었다. 롯데는 내가 가장 힘든 시기에 후원 해주신 덕에 내가 이 자리에 왔다. 신한도 뒤에서 묵묵히 응원해 주셨다. 모두 감사하다.

-밀라노에서 가보고 싶은 곳이나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밀라노도 좋긴 하지만 지금은 한국에 가고 싶다. 당장 내일 저녁 출국인데 할머니가 해주시는 맛있는 밥을 먹고 싶다.

-한국에 돌아가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일단 쉬면서 뭘 할지 생각해 봐야겠다. 일단귀국 다음 날에는 친구들과 파자마 파티하기로 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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