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까지 미뤘는데…'지독한 불운' 빙속 김준호, 또 노메달[올림픽]

스포츠

뉴스1,

2026년 2월 15일, 오전 02:35

스피드스케이팅 김준호가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경기를 마친 후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2026.2.15 © 뉴스1 김성진 기자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단거리 간판 김준호(31·강원도청)가 4번째 올림픽에서도 입상에 실패해 '불운의 아이콘'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김준호는 15일 오전(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68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자신이 보유한 한국 기록(33초78)에 한참 미치지 못한 김준호는 출전 선수 29명 중 12위에 그쳤다. 올림픽 신기록(33초77)으로 금메달을 딴 조던 스톨츠(미국)보다 0.91초 느렸다.

김준호는 고등학생으로 출전했던 2014 소치 대회부터 4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았으나 단 한 개의 메달도 거머쥐지 못했다.

그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사대륙선수권 등에서 우승했지만, 동계 올림픽 메달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남자 500m가 주 종목인 김준호는 처음 동계 올림픽을 경험한 2014 소치 대회에서는 21위에 머물렀다.

안방에서 열린 2018 평창 대회에선 이 종목 메달을 노렸으나 출발 과정에서 출발 과정에서 스케이트 날이 얼음에 꽂히는 황당한 실수로 12위에 그쳤다.

심기일전하며 출전했던 2022 베이징 대회에서도 동메달을 딴 모리시게 와타루(일본)에게 불과 0.04초 차 뒤지며 6위를 기록, 아쉬움을 삼켰다.

스피드스케이팅 김준호가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경기에서 역주를 펼치고 있다. 2026.2.15 © 뉴스1 김성진 기자

"하늘에서 세 번의 올림픽 출전 기회가 있었는데 내가 메달을 못 땄다"고 자책했던 김준호는 입대까지 미루며 마지막 도전을 택했다.

30대에 접어들었으나 경험과 노련함이 더해진 김준호는 '올림픽 시즌'에 좋은 기량을 펼쳐 기대감을 키웠다.

그는 지난해 10월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 500m에서 1위를 차지하며 태극마크를 유지했다. 한 달 뒤에는 2025-26 ISU 월드컵 1차 대회에서 33초78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더니 뒤이어 2차 대회 1차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네 번째 올림픽을 앞두고 쾌조의 컨디션을 보인 김준호는 "꼭 완벽한 스케이팅을 펼치겠다. 커리어 동안 '불운'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깨부수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밀라노는 그에게 '약속의 땅'이 아니었고, 간절한 꿈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김준호는 12조에서 '디펜딩 챔피언' 가오팅위(중국)와 경쟁했다.

가오팅위는 1년 전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남자 500m에서 김준호보다 0.08초 빠른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준호 입장에서는 메달 획득과 함께 가오팅위에 설욕할 수 있던 좋은 기회였다.

스피드스케이팅 김준호가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질주하고 있다. 2026.2.15 © 뉴스1 김성진 기자

바로 뒤인 13조에서 '빙속 괴물' 조던 스톨츠(미국)와 예닝 더보(네덜란드)가 레이스를 펼치기 때문에 김준호로선 중간 선두 로랑 뒤브레유(34초26·캐나다)보다 좋은 기록을 작성해야 입상을 기대할 수 있었다. 33초대 진입이면 확실한 메달 안정권이었다.

그러나 김준호는 강점인 스타트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스타트가 늦었고, 100m 구간을 9초56(전체 6위)으로 통과했다.

인코스에서 아웃코스로 들어간 김준호는 힘차게 달렸지만, 속도가 처지면서 가오팅위보다 늦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중간 순위 3위 안에도 오르지 못하면서 김준호의 입상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

김준호는 이번 대회에서 남자 500m, 한 종목만 출전했다. 수많은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땀을 흘렸지만, 네 번째 도전에서도 '올림픽 메달' 숙원을 풀지 못했다. 지독한 불운이다.

아울러 김준호가 시상식에 서지 못하면서 이강석(2006 토리노 동), 모태범(2010 밴쿠버 금), 차민규(2018 평창 은·2022 베이징 은) 이후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올림픽 남자 500m 메달 맥도 끊겼다.

함께 출전한 구경민(스포츠토토)도34초80으로 15위에 머물렀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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